배경락 목사   ©서북교회

우리 교회는 평신도들의 설교를 장려한다.
가끔 기관별 헌신예배가 있을때면 그 기관에서 모든 예배 순서를 맡아서 하곤 한다.
신학을 공부하지 못했지만 평신도들의 입장에서 성경을 보고 해석하여 설교하도록 하는 것이다.
처음 설교단에 서서 설교하는 평신도들은 대개 와들와들 떨면서 설교하게 된다.
그러나 그 순수함과 솔직함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많은 성도들은 은혜를 받곤한다.

이러한 평신도 설교는 우리 교회의 전통처럼 내려오고 있다.
일제시대 아버지의 고향 남창교회에는 목회자가 없었다.
자연히 평신도들이 돌아가면서 설교하였는데 주로 아버지가 설교를 도맡아 하곤 했다.
한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전도사님에게 설교문을 전달받고서 일주일 내내 그 설교문을 따로 외우고 외웠다.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할 때에도, 소 꼴을 먹일 때에도, 농사할 때에도 언제나 마음속으로 그 설교문을 외웠다.
그렇게 19살 청년때부터 설교하기 시작하여서 목회자가 되었다.

나도 대학 2학년, 청년대학부 헌신예배 때 처음 설교를 하였다.
당시 유명한 목사님의 설교문을 그대로 복사해서 강대상에 올라갔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내가 설교단에 처음 섰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준비한 원고를 수도 없이 읽고 읽었다.
그런데 설교단에 원고를 펼쳐놓았는데 정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원고를 자세히 보는데 정말 글자가 두개로 보였다.
결국 손가락으로 글자를 하나 하나 짚어가면서 읽기 시작했다.
거의 외우다시피한 원고를 떠듬 떠듬 읽어나갔던 것이다.

평신도들의 설교를 들으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그들에게는 순수함과 진지함과 떨림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신학을 공부한 전문 목사들이 가지는 성경지식은 부족하지만, 목회자들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진실함이 그들에게는 있다.
매너리즘에 빠져 있고, 타성에 젖어 매일같이 그 모양 그 타령의 식상한 설교를 하면서도 교인들이 은혜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평신도들의 순수함을 다시 회복하기 힘들다 할지라도 강대상에 설때마다 최소한 그 자리가 하나님이 세우시는 엄중한 자리임을 깨닫고 두려움과 떨림을 가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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