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측 목회자들이 '퀴어 퍼레이드'에 앞서 축복기도를 하며 '연대 선언'를 발표했다.   ©이동윤 기자

7일 서울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제15회 퀴어문화축제(Korea Queer Festival) '퀴어 퍼레이드'는 출발부터 행사 내내 기독교가 연관됐다.

'퀴어 퍼레이드'는 1부 부스행사, 2부 개막무대에 이어 오후 5시 30분부터는 신촌 연세로에서 축제의 정점인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퍼레이드 출발에 앞서, 진보 측 목회자들은 '퀴어 퍼레이드' 축복 기도문 낭독과 '연대 선언'을 발표하며 주최 측과 퍼레이드 참석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퀴어 퍼레이드'를 막기 위해 시민단체들과 신촌 주민들이 세월호 희생자 추모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동윤 기자

퍼레이드를 반대한 기독교인들과 보수 측 목회자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콘서트'를 열며, 퍼레이드 이동 도로를 막았다. 반면, 진보 측 목회자들과 기독교인들은 '퀴어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인들' 연대를 결성, 1부 부스행사 때부터 '퀴어 퍼레이드' 지지 의사를 드러내며 찬양을 부르고 거리 공연을 펼쳤다.

'퀴어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목회자들은 '연대 선언' 발표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를 일깨워주시고자 우리에게 무지개 빛을 선사하셨다"며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무성애자, 이성애자를 포함한 모든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가진 이들을 하느님께서 부르신다"고 전했다.

또 "이 자리에 함께하시는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통해 당신의 선한 뜻을 이뤄 가심을 믿는다"면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존경과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들이 "모진 억압과 비열한 방해공작에도 굴하지 않고 제15회 퀴어문화축제에 모인 여러분!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며 "하느님께서 지금 나를 도우러 오시고 주께서 나를 돕는 이들과 함께 계신다!"고 외쳤고, 이에 '퀴어 퍼레이드'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퀴어 퍼레이드' 참석자들은 진보 측 목회자들이 '하느님께서 퍼레이드를 도우신다'는 메시지에 고무되며, 더욱 힘을 얻어 당당하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퀴어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이동윤 기자

이날 퍼레이드는 수천 명이 넘는 시민들로 신촌 연세로 거리가 가득 메워졌다. 주최 측은, 길을 막고 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콘서트' 참석자들을 피해, 다른 길로 이동하며 퍼레이드를 펼쳤다.

그러자, 콘서트로 미리 동선을 막고 반대 집회를 진행 중이던 시민들은 당황하며, 퍼레이드 앞을 막으려고 움직였다. 하지만 반대 측은 미리 배치돼 있던 경찰에 의해 퍼레이드 출발을 막을 수 없었고, 퍼레이드는 어느 정도 진행될 수 있었다.

퍼레이드 반대측 시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그렇지만 급히 달려온 반대 측 시민들이 다시 길을 가로질러 퍼레이드 도로를 막았고, 폭력사태로 얼룩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대규모 경찰들이 투입돼 퍼레이드 참석자들과 반대 측 시민들 사이를 막았기에, 대규모 유혈 사태로까지는 번지지 않았다.

이날 대규모 경찰이 투입돼 우려했던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동윤 기자

이날 저녁 늦게까지 이러한 대치 상황은 계속됐다. 퍼레이드는 멈췄지만, 퍼레이드 참석자들은 대치 상황에 상관없이 성소수자들의 인식 개선을 요구하며 퍼레이드와 공연을 이어갔다.

한편, '퀴어 퍼레이드'는 본 행사인 퍼레이드에 이어 이날 저녁부터는 축하무대가 진행됐다. 축하무대 후 애프터 파티'는 '하악아약'과 '응답하라 2000'로 이어지며 새벽까지 축제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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