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범 박사   ©자료사진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최현범 박사(부산중앙교회)는 통일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고, 우리와 북한 사회 각각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주도홍) 제17차 정기학술심포지움에서 최현범 박사는 기조강연을 전하면서, "우리 국민의 감정 속에 그리고 있는 이상적인 통일은 하루빨리 북한이 붕괴되고 아무런 저항세력이 없는 가운데 평화롭게 북한 땅을 접수해 북한주민들이 그들의 공산주체 사상을 다 내버리고 자유대한의 품에 안겨 얌전히 우리의 통제와 지시를 받는 것"이라며 "그래서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 북한의 자원이 통합되어 세계 10위를 넘어서 5위 안에 드는 경제대국을 이루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현실과는 유리된 이상과 꿈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무력통일이 모두가 망하는 길이고 흡수통일 역시 우리에게 커다란 재앙이 된다면 남은 답은 평화적인 통일밖에 없다"고 말하고, "이것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많은 준비와 인내를 필요로 하고 나아가 많은 포용력을 필요로 한다"며 "이제 우리는 '가급적 빨리'라는 단어에 매달리지 말고 차근차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자세를 갖고 통일을 생각하자"고 했다.

최 박사는 "평화통일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가 서로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라 말하고, "대화와 협상에는 서로가 주고받는 것, 요구하고 양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북한과 우리에게 서로 필요한데, 이러한 변화에 한국교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먼저 북한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최 박사는 '적극적인 민간 교류'를 강조했다. 그는 "통일 주도권을 정치권에서만 쥐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하고, "통일은 민족전체의 과제이면서 통일운동은 민족전체가 함께 참여해야할 일이므로 가급적 시민 참여의 외연을 넓힐 수 있어야 한다"며 교류의 확대를 통해 가장 중요한 북한의 밑바닥 민심이 바꿔지고 북한주민들의 사고가 변화되는 것을 소망했다.

이어 최 박사는 독일의 민간교류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북한 역시 더 이상 완전한 폐쇄국가로 존재하기 어렵다"면서 개성공단을 우리에게 주어진 특별한 상황으로 '가장 모범적인 통일 사업'이라 평했다. 덧붙여 "이러한 공단들이 북한 도시에 자꾸 확산이 되는 것이 필요하며 정부는 이를 위해 대가를 기꺼이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제 정부는 북한 주민에 대한 식량, 의료, 비료 등의 지원을 늘리고, 민간인 교류를 적극적으로 확대시켜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정치적인 만남은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서 거절하거나 보이콧할 수 있겠지만, 민간교류는 정치사안과는 철저히 구별하여 어떤 경우에도 차단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적극적으로 장려해서 열어주는 좀 대범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해가 갈수록 민간단체들의 교류와 구호활동의 폭은 더욱 확대되고 그 질은 더욱 발전해가야 한다"며 "여기에 교회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최현범 박사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좌우대립이 너무나도 심한 한국사회 가운데 "한국교회가 특정 이념이나 특정 정치의 후견인의 역할에서 벗어나, 복음의 참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교회가 합리적인 정치의식을 가지고 다양성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세워가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한국교회가 이 시대에 평화적인 통일에 걸림돌이 아니라, 꼭 필요한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일과 6일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평통기연)와 함께 '제3회 기독청년대학생 통일대회'로 열렸다. 최현범 박사의 기조강연 외에도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등의 기조강연이 있었으며, 선택강좌와 통일 토크 콘서트, 통일선언문 발표의 시간 등이 마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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