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구소련 개방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앙아시아 선교 역사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중앙아시아 현지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김다니엘 선교사는 선교타임즈 최신호에 실린 '중앙아시아권 선교 25년 평가와 과제'에서 향후 중앙아시아 선교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사역 패러다임의 전환', '기존 교회와 미전도종족 간 연결', '변방민족 사역', '팀사역'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편집자주)

키르기스스탄의 한 유목민이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주류 종족 위한 사역 패러다임의 전환 요청

중앙아시아에는 2백여 종족 약 6천만 인구가 살고 있다. 김 선교사는 "중앙아시아의 1%도 안 되는 40만 명의 고려인과 전체의 30%를 전후한 기독교 배경을 가진 슬라브족, 또 일부 종족 사역에 많은 한인 선교사가 불균형 배치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한인 선교사는 고려인교회를 징검다리로 현지인에게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그 동안 고려인교회 사역이 얼마나 현지인 사역에 진척이 있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전략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얼마 안 가서 한인 선교사들은 정체성 혼란과 사역의 한계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 한인 사역에서 또 다른 아쉬운 점으로 그는 '선교와 목회의 구분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선교사는 시간이 지나면 적절한 때 현지인이 리더십을 갖도록 세워야 한다"며 "그러나 많은 경우 선교사가 목회 리더십을 주도하고, 현지인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중앙아시아 선교 역사에서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현지인에게 리더십을 이양하고, 이 현지인교회가 삼자원리에 입각해 정착한 사례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지인에게로 리더십 이양이 늦어지거나 선교사가 계속 주도권을 가진다면 앞으로 중앙아시아 선교 사역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려인교회, 러시아인교회는 미전도종족과 연결돼야

김다니엘 선교사는 "중앙아시아 다른 어떤 소수민족보다 빠르게 복음을 접한 고려인들은 이제 더 이상 미전도종족이 아니다"며 "이제 고려인교회, 러시아인교회가 그들이 생각하는 이방민족인 투르크 민족을 향해 복음의 빚을 갚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일은 정치, 역사, 문화적 상황을 볼 때 어렵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중앙아시아 복음화는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교회도 여기에 관심을 갖고 함께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

2010년 키르기스스탄에서 우즈벡인과 키르기스인이 민족 유혈 충돌로 수천 명의 사상자와 수십만의 난민이 발생했을 때, 고려인이 중심이 된 알마티중앙교회는 오쉬 지역 난민을 위한 구호활동을 펼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또 최근 일부 고려인교회가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고, 아직 미약하지만 투르크인교회도 중국의 카자흐족과 키르기스족, 카프카즈의 소수민족을 위해 선교사를 파송한 사례는 매우 고무적인 사례라고 그는 설명했다.

변방의 미전도종족을 향해 나갈 때

주류 민족인 우즈벡인, 카자흐인, 키르기스인, 투르크멘인 외에도 수 많은 미전도종족이 중앙아시아에 거주한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에는 120여 민족이, 키르기스스탄에는 80여 민족이 섞여 살고 있다. 또 제4세계 미전도종족이 곳곳에 거주한다. 그는 "중앙아시아 전역의 소수 미전도종족을 위한 사역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호수아프로젝트2000 운동본부가 발표한 소수 미전도종족인 북아제리족, 바쉬키르족, 타타르족, 위구르족에 약 50~350명의 그리스도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체첸족, 북쿠르드족, 이란계 파르시족에는 알려진 그리스도인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선교사는 이 외에도 우즈베키스탄 자치 카라칼팍공화국의 카자흐인, 키르기스인과 유사한 카라칼팍인(검은 모자를 쓴 사람들), 북부 카프카즈의 체첸, 다게스탄의 수 많은 미전도종족, 아프가니스탄의 우즈벡족, 중국 신장 자치주의 최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키르기스족, 카자흐족, 거대한 투르크족 집단인 타타르족 등이 앞으로 사역해야 할 미전도종족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 현지인 지도자들이 모여 선교훈련과 전도여행을 하며 선교 비전과 헌신을 다짐했다"며 "많은 현지인 지도자들이 자신의 민족뿐 아니라 소외된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갖고 선교비전을 품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적인 팀 사역의 필요

그는 현재 선교의 가장 큰 문제인 '경쟁과 중복'을 피하기 위해 현지의 개인, 단체 간 협력과 연합이 필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중앙아시아 내 많은 목회자, 평신도 선교사들이 각자 열매를 맺고 역동적으로 사역하면서도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교단과 단체를 초월해 장기적, 거시적인 선교 전략과 정보를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성숙한 모습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연합사역의 한 예로 국적, 교단에 상관없이 평신도 선교사들로 이뤄진 우즈베키스탄의 한 NGO가 국가, 사회 전반에서 총체적 선교를 효과적으로 감당했다고 말했다. 80여 명의 서로 다른 배경의 선교사들은 교육, 의료, 스포츠, 사회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개척하며 협력했고, 많은 영적 열매를 거뒀다는 것이다.

고대 동서양 문화의 교류가 이뤄진 실크로드

신(新)실크로드는 곧 미션로드

김다니엘 선교사는 "1970년대부터 일어난 한국교회의 부흥과 한국경제의 부상은 21세기를 준비하게 한 하나님의 역사였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교회는 가장 풍부한 인적 자원을 가지고, 가장 부요한 교회를 가졌으며 세계 주요 교단의 가장 큰 교회, 세계 대형교회 50개 중 절반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하나님은 특별히 중앙아시아 미전도종족을 한국교회에 맡기셨다"며 "1995년 한국에서 열린 세계선교대회(GCOWE 95)에서 세계 선교지도자 4천여 명은 중앙아시아 투르크 민족을 한국교회에 우선 선교 대상으로 위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맡긴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는 하나님 말씀처럼, 한국교회는 중앙아시아 미전도종족을 하나님께 인도할 영광의 직분과 이를 섬길 자격을 부여 받았다"면서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위대한 기회이고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 문명교류가 이뤄진 것처럼 이제 신실크로드인 미션로드로 복음의 서진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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