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발생 10주년을 맞은 11일 오전(현지 시각), 3천여 희생자들이 잠든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열렸다.

 

▲9.11 10주기를 기념해 열린 추도식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내외가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백악관

테러 당시 납치된 첫번째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한 시각인 오전 8시 46분, 블룸버그 시장의 인도로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진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그러므로 땅이 변하든지 산이 흔들려 바다 가운데 빠지든지 바닷물이 솟아나고 뛰놀든지 그것이 넘침으로 산이 흔들릴지라도 우리는 두려워 하지 아니하리로다”라는 내용의 시편 46장을 모두 읽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편을 읽는 것 외에는 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 날 앞서 발표한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메시지에서 “여러분의 용기와 회복이 나와 내 가족은 물론, 모든 미국민에게 영감을 줘 왔다”고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추도식에서 1864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에서 다섯 명의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읽는 것으로 연설을 대신했다. 이 편지는 “나는 어떤 말로도 소중한 것을 잃은 당신의 슬픔을 위로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아들들이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일에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하나님께서 잃어버린 아들들에 대한 당신의 분노를 어루만져 주시고 사랑스런 아들들에 대한 소중한 기억만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테러 당시 뉴욕 시장이던 줄리아니 전 시장도 참석해 ‘전도서 3장’을 읽어 내려갔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지난 10년을 견디기 위해 필요했고, 또 앞으로의 시간을 견디기 위해 필요한 시각(perspectives)은, 전도서에 새겨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로 시작하는 전도서 3장을 9절까지 읽어내려간 줄리아니 전 시장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잃은 모든 영혼을 축복하시길 바란다. 하나님께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견디는 많은 유족들에게 축복하시고, 하늘에서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인도해주시길 바란다. 하나님께서 미국을 축복하시길”이라는 말로 연설을 끝맺었다.

이 날 추도식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렀다.

추도식 후 오바마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 내외들은 그라운드 제로 추모공원 앞에 세워진 노스 메모리얼 풀을 방문해,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추도비 앞에서 묵념하고, 유가족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나누며 포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라운드 제로에서의 추도식에 이어 이 날 펜실베이니아 생스빌과 미국 국방부 등 10년 전 테러 공격으로 희생자가 발생한 3개 지역을 모두 방문한다.

그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우리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비통한 마음을 느꼈고 다음으로는 미국민이 어떻게 단합해야 할지를 생각했다”면서 “이후 10년간 우리는 미국이 그동안 해왔던 방식으로 어려움을 헤쳐나왔고 결국 알카에다와 싸워 우리의 가치와 국민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국에서는 9.11 테러 10주년을 맞아 전역에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교회들에서도 특별 예배가 열리고 있으며 희생자와 가족들은 물론 미국의 미래를 위한 기도 운동 등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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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