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농구를 대표하는 박정은(36·삼성생명)선수가 공식 은퇴식을 갖고 정들었던 유니폼을 반납했다. 박정은의 등번호 11번은 삼성생명의 첫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코트에서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박정은은 이번 시즌부터 삼성생명 코치로 역할을 담당하게게 된다. 

11일 오후 경기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과 KB스타즈의 경기에 앞서 박정은 코치의 은퇴식이 열리고 있다. 박 코치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WKBL

정규리그에서 통산 3점슛 1천 개를 기록해 이 부문 최다(이하 외국인선수 포함)를 기록했으며 출전 시간 역시 1만7천395분을 기록해 지금까지 가장 많은 시간 뛴 선수로 남아 있다.

이 밖에도 통산 득점 6천540점으로 7위, 어시스트 1천776개로 8위, 리바운드 2천664개로 7위에 오르는 등 다양한 개인 기록에서 상위권에 올라 '명품 포워드'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현역 시절 베스트 5에 9차례 선정된 박정은 코치는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도 두 차례 뽑히는 등 우리나라 최고의 여자농구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동주여상을 나와 1995년 실업 삼성생명에 입단한 박정은 코치는 프로 원년인 1998년부터 삼성 유니폼만 줄곧 입었으며 국가대표로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세계선수권 등에서 한국을 세계 4강에 올려놓기도 했다

박정은은 11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청주 KB국민은행과의 홈개막전에 앞서 공식 은퇴식에서 유니폼 대신 검은색 정장을 입고 은퇴식에 참석한 박정은은 자신의 선수 시절을 담은 동영상이 나오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박정은의 은퇴식에는 어머니인 임분자씨, 초등학교 때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이상돈 교장선생님, 평생을 함께한 팬 이민희씨, 남편 한상진씨 등이 참석해 뜨거운 격려를 보냈다.

박정은은 "농구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정말 행복했다"며 "이런 행복함과 감사함을 그냥 넘기면 안 될 것 같다. 지도자로서 그간 받았던 사랑을 다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후배 선수들에게도 나중에 나처럼 이같은 벅찬 감정을 느낄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코치라서 (눈물이 나는데도)티를 못냈는데 체육관에 들어오는 순간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이 흘렀다"고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시드니올림픽을 꼽은 박정은은 "당시 시드니올림픽에서 함께 뛰었던 언니들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한국 여자농구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코치로서는 "이호근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의 다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은은 "선수들이 코치라는 생각보다는 언니가 다가가서 알려준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코치로서는 정말 미흡한 점이 많다. 커트머리 신인 때의 마음으로 코치에 대해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은퇴식에는 남편인 배우 한상진씨가 참석해 박정은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그는 "남편은 남자라서 울면 안된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펑펑 울었다"며 "아마도 선수 박정은을 떠나보내는 느낌이 너무 아쉬워서 그런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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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여자농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