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이 소록도중앙교회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가 어제(8월31일)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생활하는 소록도를 방문했다. 지난 7월 특별총회에서 대표회장에 재인준되고, 최근 법원으로부터 대표회장 직무정지가처분 취소 판결을 받은 후 대표회장직을 완전히 회복한 후 첫 행보였다. 소록도 현지 교회에서 전한 그의 설교 제목은 ‘정상 위에 부는 바람’(욥1:1~3)이었다.

이날 방문엔 길 목사를 비롯해 한기총 직전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공동회장 홍재철 목사, 총무 김운태 목사, 각 교단 총회장 및 총무 60여명이 동행했다. 이들은 소록도중앙교회에서 방문예배를 드리고 교회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다. 이후 소록도국립병원을 찾아 한센병 환자들을 위로했고 선물을 증정했다.

방문예배는 소록도중앙교회 김선호 목사의 사회로, 하태초 장로의 대표기도, 길자연 목사의 설교, 이광선 목사의 격려의 말씀, 김규섭 목사의 축도 순서로 진행됐다. 현지 교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길 목사는 설교에서 “욥은 인생의 정상에 있었지만 갑자기 그곳에서 떨어졌다. 인생의 정상에는 누구나 오를 수 없고 올랐다 하더라도 오래 머물 수 없다”며 “성공이라 생각하는 순간 실패로 떨어지고 행복이라 생각하는 그 때 불행으로 떨어지는 것이 곧 인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런데 이런 인생의 성공과 실패가 우연히 일어나거나 어떤 운명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나 인생은 인간이 좌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모든 삶은 하나님이 주관하신다. 역사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이 붙들어야 우리 인간은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길 목사는 “그러나 인간은 그 인생의 정상에서 언제고 다시 떨어질 수 있다. 욥 또한 그랬다. 그런데 그가 다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지만 얻은 것이 있었다”며 “욥은 환란 중에 그의 모든 것들을 잃었으나 영적 신앙의 성숙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자신의 죄성을 깨달았다. 욥은 고난을 통해 자신을 성찰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길 목사는 “고난은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괴롭고 고통스럽지만 고난을 통해 우리는 신앙을 단련할 수 있다”며 “하나님은 늘 욥과 함께 하셨다. 욥에겐 아무도 없었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보호하시고 인도하셨다. 그래서 고통을 이기도록 축복하셨다”고 강조했다.

▲한센병원 환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이광선, 길자연, 홍재철 목사(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진영 기자

이어 격려의 말씀을 전한 이광선 목사는 “오래 전부터 소록도의 교회가 끼친 은혜와 영향력은 우리 역사에, 그리고 믿음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며 “길자연 목사님의 설교처럼 깊은 고난이 속사람을 만든다. 하나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게 해서 섬기게 하고 일하게 한다. 우리가 겪는 고난과 아픔이 우리를 큰 일을 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 것”이라고 현지 교인들을 위로했다.

예배에 참석한 소록도중앙교회 한 교인은 “오늘 설교 말씀을 통해 많은 은혜를 받았다. 고난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 큰 감동이 됐다”며 “이렇게 작은 섬에 사는 사람들은 먼 곳에서 누군가 와 주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많은 목사님들이 먼 곳까지 와서 함께 예배를 드려주시니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이 소록도국립병원을 찾아 한센병 환자를 위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배 후 한기총 방문단은 인근에 위치한 소록도국립병원을 찾아 그곳 환자들을 위로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모두 마쳤다. 길 목사는 병원에 있는 한센병 환자들의 머리에 직접 손을 얹고 기도하며 그들의 빠른 쾌유를 빌었다. 유인석 장로(82)는 “병들고 나약한 환자들을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은 한기총 일행에 하나님의 크신 복이 함께하길 바란다”며 기도하기도 했다.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소록도'는 과거 한센병 환자들과 이들을 치료하는 병원 직원들만 모여 살았으나 지금은 그 아름다운 경관이 알려지며 일반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소록도국립병원은 지난 1916년 당시 ‘소록도자혜병원’으로 설립됐다가 ‘소록도갱생원’ ‘국립나병원’ 등 여러 이름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특히 소록도는 손양원 목사(1902~1950)가 애양원교회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본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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