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제68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AP/뉴시스.   ©AP/뉴시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산 루하니 이란 대통령에게 사에드 아베디니 목사의 석방을 요청했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과 루하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전화 통화를 갖고 이란 핵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과 이란 정상의 대화는 지난 1979년 이란 혁명 및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으로 양국 외교관계가 단절된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대화는 뉴욕 유엔총회 참석 이후 귀국길에 오르던 루하니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미국 정부에 전달함으로써 마련됐다.

한편 이 같은 역사적인 전화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계 미국인 목회자로 기독교 신앙으로 인해서 현재 테헤란 정치범 수용소에 불법 수감되어 있는 사에드 아베디니 목사를 석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디니 목사와 관련해서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며, 루하니 대통령에게 직접 그의 석방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는 데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그동안 아베디니 목사를 위한 운동을 펼쳐 온 인권단체들을 평가했다.

미국법과정의센터(ACLJ)의 조던 시컬로우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문제 제기에 우리는 매우 힘을 얻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루하니 대통령에게 아베디니 목사가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이는 이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한 단계 진전을 가져올 것이다"고 전했다.

아베디니 목사의 아내이자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나그메 아베디니 역시 "대통령께서 남편과 이란에 포로로 잡힌 모든 미국인들의 편에 서 준 데 대해 감사한다"며, "이 같은 발전은 실로 기도의 응답이다"고 말했다.

아베디니 목사의 석방을 위한 노력은 다각도로 진행되어 왔다. ACLJ의 주도 하에 그에게 자유를 되찾아주기 위한 온라인 서명 운동이 전개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루하니 대통령에게 서한 보내기 운동도 새롭게 시작됐다. 빌리 그래함 목사도 루하니 대통령에게 아베디니 목사를 위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하는 서한을 발표해 이 운동을 격려했다.

또한 미 국무부도 아베디니 목사의 불법 수감을 비판하며 그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으며, 나그메 아베디니는 유엔에서 남편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란계 미국인인 아베디니 목사는 무슬림으로 태어나 이란에서 성장기를 보냈으나 20세에 기독교로 개종하고 목회자가 됐다. 기독교 구호 사역을 위해서 자주 이란을 방문해 왔던 그는 작년 현지에서 인도주의적 고아 사역을 위해 일하던 중 체포되어 국가 안정을 위협했다는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아베디니 목사의 불법 수감은 이란에서 행해지고 있는 비무슬림들에 대한 탄압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란은 국가 보안 강화라는 명목으로 기독교를 포함한 소수종교를 엄격히 규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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