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철 법제처장
조원철 법제처장 ©뉴시스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 외 700개 단체들이 2일 성명을 내고 조원철 법제처장을 향해 “왜곡된 헌법 해석으로 비혼 출산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비혼 여성의 정자 공여 시술을 제한하는 대한산부인과학회 윤리지침의 개정을 권고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입장과 관련,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낳아 양육할 권리가 기본권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동반연 등 단체들은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출산·양육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곧 제3자의 정자를 이용한 보조생식술을 제공받을 헌법상 권리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어도 되는가? 두 문제는 명백히 다르다”며 “그럼에도 법제처장은 이를 구별하지 않은 채 왜곡된 헌법 해석으로 의료계의 윤리기준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정자 공여 시술의 대상을 원칙적으로 부부로 한정한 데에는 중대한 법적·윤리적 고려가 있다. 제3자의 정자를 이용한 출산은 단순한 의료행위가 아니다. 출생아의 법적 지위, 친생자 관계, 정자 공여자의 책임, 유전적 출생 정보에 관한 권리, 양육 책임 등 복잡한 문제가 따른다”며 “실제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침 개정 권고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합의와 관련 법률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이들은 “그런데 법제처장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법도 제시하지 않은 채 성인의 선택권만을 강조했다”며 “그렇다면, 태어날 아동의 권리와 복리는 어디에 있는가?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은 출산을 선택하는 성인만이 아니다. 그 선택의 결과로 태어날 아동의 권리 역시 동등하게 보호되어야 한다”고 했다.

단체들은 “보조생식술의 허용 범위를 정하려면 여성의 자기 결정권뿐 아니라 출생아의 복리, 친자관계, 가족관계의 안정성 및 생명윤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비혼 여성의 정자 공여 시술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률이 없다는 사실과, 국가나 의료기관이 그 시술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법률상 명시적 금지가 없다고 해서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윤리 지침이 곧바로 위헌이 되지 않는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역시 법률이나 법원의 확정판결이 아니”라고 했다.

동반연 등은 “그럼에도 법제처장이 왜곡된 헌법 해석을 앞세워 의료계의 윤리기준을 변경하려 한다면, 이는 국회의 입법적 논의가 필요한 사항을 행정부가 헌법 해석이라는 명분으로 자기 입맛에 맞는 것을 밀어붙이려는 월권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법제처장은 헌법이 특정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도구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법제처장의 개인적 견해가 곧 헌법의 명령이 되는 것도 아니”라며 “보조생식술의 허용 범위와 출생아의 권리문제는 국민적 공론과 국회의 입법적 판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단체들은 “헌법상 혼인과 가족에 관한 규정도 개정되지 않았고, 보조생식술을 통한 비혼 출산의 권리와 책임을 종합적으로 정비한 입법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그런데 법제처장이 앞장서서 헌법의 이름으로 의료계의 윤리 지침을 흔들려 한다면, 이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치주의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출생아의 권리와 생명윤리를 뒤로한 채 왜곡된 헌법 해석으로 보조생식술의 허용 범위를 무리하게 확대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헌법을 자신의 정책적 신념을 관철하기 위한 도구로 삼지 말라! 대한민국의 가족제도와 아동의 미래는 법제처장 개인의 가치관으로 결정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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