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의 기독교 박해 의혹을 제기한 미국 보수 논평가 터커 칼슨을 향해 우크라이나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국가라고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토니 퍼킨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디스 위크 온 캐피톨 힐’(This Week on Capitol Hill)과의 인터뷰에서 칼슨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적도 없으면서 종교 상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매우 자유로운 국가”라며 “유럽에서 가장 큰 종교기관협의회를 보유하고 있으며, 협의회 구성원들은 매달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협의회가 종교계의 문제와 인도적 지원 전달 방안을 논의하고, 러시아에 의해 파괴된 종교시설과 고문당하거나 투옥된 종교 지도자들의 사례도 다룬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독교인과 유대인, 가톨릭 신자, 무슬림이 모두 같은 방에 모여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스뉴스 전 진행자인 칼슨을 향해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우크라이나에 와서 러시아가 무엇을 파괴했는지, 우리가 서로 다른 종교와 국적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직접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에는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며 “우리가 함께할 때만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터뷰에서 퍼킨스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종교기관협의회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으며,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에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현지의 종교 자유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교 자유를 위한 활동에 수천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서로를 존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터뷰 초반 퍼킨스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서 기독교 목회자들을 구금하고 고문했으며 교회들을 장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종교기관 대표 약 120명을 살해했다며, 이들에 대한 공격은 종교인과 교회를 겨냥한 의도적인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종교 자유 논란은 러시아 정교회와 역사적 관계를 맺어온 우크라이나 정교회(UOC)를 둘러싼 법적 조치와도 연결돼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2024년 모스크바와 연계된 종교단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대상에는 우크라이나 정교회와 러시아 정교회가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2022년 5월 러시아의 침공에 반대하며 모스크바 총대주교청과의 관계를 단절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해당 교회가 러시아 정교회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성전’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법률을 ‘영적 독립’을 위한 조치라고 지지했다. 법률은 2019년 세계 정교회 지도자 다수의 인정을 받은 우크라이나 정교회(OCU)는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러시아의 선전을 확산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일부 성직자들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나 종교 자유 옹호론자들은 이들에 대한 혐의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해 왔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측 변호인 밥 암스테르담은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교회를 겨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허드슨연구소 종교자유센터의 니나 시아 소장은 러시아 정교회 지도부가 러시아의 전쟁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조치가 지나칠 수는 있지만 정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023년에는 칼슨이 당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에게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우크라이나의 기독교인 처우 문제를 제기했는지 질문하면서 종교 박해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미국 정교회 공공문제위원회는 칼슨이 러시아의 선전을 확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러시아 점령 지역인 올레쉬키에서 현지 휴전이 이뤄지도록 돕는 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지난달 31일부터 구호물자가 도착하고 민간인들이 지역을 떠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초 제안한 무조건적 휴전 방안을 지지해 왔으며, 에너지 시설과 해상 공격 중단을 포함한 여러 휴전 제안을 러시아가 거부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추가적인 휴전 조치를 제안한다면 우크라이나는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슬로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국 중재자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의 실무급 회담을 11월 6~10일 사이 아부다비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동 상황에 따라 일정과 장소는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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