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총장은 학교의 현재를 관리하는 사람인 동시에 미래를 준비하는 책임자다. 특히 신학대학의 총장은 소속한 교단의 신앙적 정체성과 교육의 전문성, 행정 능력, 재정 운영, 교단과의 협력 역량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총장 후보를 평가할 때에는 개인의 선호나 연령에 대한 선입견보다 법적 자격과 객관적인 역량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학대학교 총장 후보의 연령 문제가 거론된다면, 이를 감정적 정서법상 논쟁으로 다루기보다 현행 사학 법령과 학교 정관, 대학 사회의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70세라는 이유만으로 후보 자격을 제한할 수 있는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사학법과 대학 정관에 어떤 규정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현행 「고등교육법」 제14조와 「사립학교법」 제53조에는 사립대학 총장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70세 상한 연령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신학대학교 정관 역시 앞서 제시된 제41조의4에 따르면 교원의 정년은 65세로 규정하면서 총장의 정년은 예외로 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이 현행 정관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총장 후보 자격에 별도의 연령 제한이 없다면, 교원의 정년과 총장 후보의 자격을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교원으로서의 정년이 65세라는 사실만으로 70세 이상의 총장 후보가 당연히 자격을 잃는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물론 총장의 정년 예외가 모든 후보에게 선임을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후보 자격과 선임 절차는 관련 법령과 정관, 기타 적용되는 규정에 따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명시적인 제한 규정이 없다면, 나이만을 이유로 후보의 가능성을 미리 배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결국 중요한 질문은 ‘몇 살인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대학의 사명을 이해하고 책임 있게 운영할 역량이 있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2. 대학 사회의 현실도 연령에 대한 선입견을 돌아보게 한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발표한 「2024 한국의 대학 총장」 통계를 인용한 2025년 보도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전국 4년제 대학 183곳 가운데 70대 이상 총장은 28명으로 전체의 15.4%였다. 60대 총장이 63.2%로 가장 많았지만, 70대 이상 총장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통계는 대학 총장의 연령이 반드시 70세 미만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을 보여 준다. 다만 전국 대학의 통계가 신학대학교의 개별 규정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며, 70대 이상 총장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후보의 자격이나 적합성이 자동으로 입증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대학 사회에서 70대 이상 총장이 실제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연령만으로 지도자의 가능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경험과 경륜을 대학 발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3. 연령보다 중요한 것은 검증 가능한 역량이다.
총장에게는 미래를 읽는 통찰력과 구성원을 하나로 모으는 소통 능력, 재정을 책임지는 관리 능력, 교육의 질을 높이는 실행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역량은 출생연도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행정학적 전문성, 대학 강의와 교육기관 운영 경험, 조직관리 능력, 교단과 대학 간 협력 실적, 재정 확보를 위한 노력 등은 후보를 평가할 때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요소들이다.
오랜 경험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총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연령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능력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합리적이지 않다. 후보마다 실제 성과와 발전 계획을 검토하고, 대학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공정한 평가다. 신학대학교가 웨슬리언 성결복음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학령인구 감소, 재정적 부담, 신학교육의 변화에 대응하려면 신앙적 정체성과 행정 전문성을 조화롭게 갖춘 지도력이 절실하다.
4. 최종 판단은 규정과 정해진 절차에 따라야 한다.
총장 후보의 자격과 선임 여부는 개인적인 호불호가 아니라 학교법인의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이사회와 총회 등 관계 기관에 부여된 권한과 절차도 존중되어야 한다.
연령 제한이 없다는 사실은 후보로서 검토받을 자격의 문제이며, 총장으로 선임될 것인가는 별도의 심의와 의사결정의 문제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할 때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공정한 선임 절차를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신학대학교는 후보의 연령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보다 현행 정관에 따른 자격 여부, 교육과 행정에 대한 전문성, 학교 발전 비전, 공동체의 신뢰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결론: 나이가 아니라 자격과 리더십 역량으로 판단해야
대학 총장 선임에서 지켜야 할 원칙은 분명하다. 법적 자격은 법과 정관에 따라 판단하고, 역량은 구체적인 실적과 비전으로 검증하며, 최종 선임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70세라는 연령만으로 후보의 가능성을 미리 닫아서는 안 된다. 동시에 연령 제한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후보의 우수성을 단정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후보가 대학의 사명을 이해하고 미래의 과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신학대학교의 미래를 위한 판단은 선입견을 넘어 객관적인 규정과 검증 가능한 역량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나이보다 자격을, 선입견보다 검증을, 개인의 이해보다 대학의 미래를 앞세우는 것. 이것이 공정한 대학총장 선임을 위한 합리적인 원칙임을 알아야 한다.
“그대는 또 온 백성 가운데서 재덕이 겸전한 유능한자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무망하며 불의한 이를 미워하는 자를 빼서 백성 위에 세워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을 삼아그들로 때를 따라 백성을 재판하게 하라”(출 18:21~22)
양기성 교수(Ph.D., Hon. Th.D.)
서울신학대학교 행정학 특임교수
웨슬리언교회 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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