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영국에서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전환하려는 시도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이 발표되면서 종교계와 학부모 단체의 반발이 일고 있다고 6월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자녀를 지도하는 부모와 신앙 상담을 진행하는 기독교 목회자가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지난 6월 25일 전환 관행 초안(Conversion Practices Draft Bill)을 공식 발표했다. 이 법안은 과거 보수당 정부의 제안을 이어받아, 성적 지향이나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억압하거나 변경하려는 의도로 행해지는 학대적 관행을 형사 처벌하고 피해자를 위한 민사상 보호 명령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사의 경우 전문적인 의료 기준을 충족하면 법적 예외가 적용되지만, 학부모나 종교인에 대한 명시적인 보호 조항은 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모호한 학대 기준 자녀 훈육을 범죄로 규정할 가능성 제기
기독교 옹호 단체 크리스천 컨선(Christian Concern)의 폴 헉슬리 공보 책임자는 이번 영국 동성애 성전환 전환 치료 금지법 추진이 학부모들을 법적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가 자녀에게 타고난 생물학적 신체를 받아들이도록 돕거나 사춘기 차단제 및 호르몬 투여, 성전환 수술 등 의료적 개입을 만류하는 과정이 불법적인 전환 관행으로 규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 초안은 성적인 언행, 폭력 및 위협, 강압적 통제, 경제적 압박, 심리적 또는 정서적 압박 등 5가지 기준을 통해 학대 여부를 판단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헉슬리 책임자는 이러한 기준이 가정 내 일상적인 양육 과정에 자의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자녀가 원하는 성별의 이름이나 대명사 사용을 부모가 거부하거나 특정 옷차림을 제한하는 행위가 강압적 통제나 정서적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자녀의 일탈 행동을 제재하기 위해 용돈을 제한하는 것은 경제적 압박으로 분류되어 범죄 혐의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기독교 단체의 시각이다.
기독교 박해 우려 목회자의 일상적 신앙 상담 위축
종교계는 이 법안이 영국 내 기독교 박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목회자가 성경적 가르침에 따라 교인과 신앙 상담을 하거나 기도를 제공하는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헉슬리 책임자는 동성애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바탕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 이를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압박을 가한 행위로 확대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발적으로 신앙 상담이나 기도를 받았던 개인이 훗날 교회를 떠난 뒤 자신의 심리적 불안과 우울증을 교회의 책임으로 돌리며 목회자를 고발할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법안을 위반할 경우 상한선이 없는 벌금형이나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검찰 측에서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증해야 하지만, 재판 과정 자체가 개인과 교회에 막대한 재정적, 심리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법원은 실제 피해가 입증되지 않더라도 향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만으로 민사상 보호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헉슬리 책임자는 몰타의 기독교 가수 매튜 그레치가 유사한 혐의로 기소되어 3년간의 법적 공방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영국 목회자들 역시 동일한 사법적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법안이 진정한 정체성 변화를 원하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지원 창구를 차단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자녀와 이웃을 돕고자 하는 부모와 목회자들을 처벌하는 도구로 전락할 것이라며 법안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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