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투표소에서 일어난 국민 참정권 훼손에 분노한 2030 청년 세대와 시민들이 거리로 뛰어나와 공정과 정의 회복을 외치고 전국 대학가도 잇따라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등 규탄의 목소리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잠실투표소 앞에선 참정권에 훼손에 분노한 시민 수만 명이 며칠째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곳을 비롯해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정해진 시간 안에 투표를 못 한 게 문제의 발단이다. 문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투표소 대부분이 보수 강세 지역이라는 점이다. 선관위가 보수 성향의 유권자의 투표를 일부러 방해할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전국 대학가에서 잇따라 시국선언이 나오는 가운데 신학대도 투표용지 부족사태 규탄 대열에 합류했다. 총신대를 비롯해 장신대, 고신대, 감신대, 한신대, 서울신대 총학생회는 이번 사태를 국민 참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린 폭거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책임자 문책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교회연합기관에서도 규탄 성명이 나왔다. 한기총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태를 “선관위가 가장 기본적 책무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음을 보여준 사건이자 국민적 실망과 불신을 초래한 중대한 선거관리 실패”라고 비판했다.

한교연도 지난 8일 성명에서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목적으로 존재하는 헌법 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가 도리어 국민 참정권을 방해하고 투표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은 대한민국 선거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수치이자 참사”라며 “이런 사태가 21세기 자유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는 자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엄중한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교회 차원의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의 금란교회는 이번 사태를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참정권 침해”로 규정하고 진상규명과 함께 재선거를 강력히 요구했다. 또 소속 교단인 기감을 비롯해 교계와 신학교를 향해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시국선언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교계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건 단지 선관위의 직무 태만과 무능에서 비롯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없이 제기됐던 선관위의 부실 관리 뒤에 조직적인 부정선거의 그림자가 아른 거린다는 점에서 그냥 적당히 덮고 넘어갈 수 없다는 게 교계의 중론이다. 이번 사태가 선관위의 셀프 조사로 면죄부를 주는 선에서 무마된다면 시민의 분노와 항거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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