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가 주도한 폭도들이 기독교 교회의 주일 예배를 강제로 중단시키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5월 2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사회에서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소식통과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인도네시아 특별행정구역 족자카르타 반툴 지역 판궁하르조 마을에 위치한 번영하는 선교 교회(GMS)의 새 예배당에 이슬람 성전 전선(FJI) 소속 회원들과 일부 지역 주민들이 무단으로 난입했다. GMS 교회는 기존에 호텔을 빌려 예배를 진행해왔으나 최근 임대 비용 문제로 해당 장소로 이전한 상태였다.
사건 당일 오전 8시 예배가 시작되기 직전 마스크와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침입자들이 교회의 정문을 강제로 열고 들이닥쳤다. 이들은 극단주의 구호를 외치며 교회를 불태우겠다고 위협했고 이 과정에서 교회 관계자들과 거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극도의 공포감을 느낀 교인들은 결국 오전 8시 30분경 예배당에서 전원 철수했다.
조사이아 마이클 교회 대변인은 당시 현장에 다수의 노약자와 어린이가 있었으며 이번 사태로 교인들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종교의 자유와 평화로운 예배는 국가의 기본 이념인 판차실라와 1945년 헌법에 의해 철저히 보장되는 기본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예배당 허가 문제 둘러싼 행정적 갈등과 물리적 위협
CDI는 이번 사태의 표면적인 원인은 예배당 사용 허가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반툴 자치주 국가통합정치국 측은 GMS 교회가 관할 종교부 사무소로부터 일반적인 활동을 인정받는 신고 증명서는 발급받았지만 현행 규정상 예배 장소로 사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설 허가는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침입을 주도한 단체들은 교회가 위치한 곳이 유명 이슬람 기숙학교 인근이며 무슬림이 다수인 지역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족자카르타 특별구역 FJI 관계자인 압두라만 아부 자키는 교회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허가 없이 행사를 강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민들과의 더 큰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예배를 해산시킨 것이라고 해명하며 법적 절차에 따라 주민 동의를 먼저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슬람계 내부에서도 폭력적인 예배 방해 행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단체 나들라툴 울라마(NU)의 무하마드 군투르 롬리는 예배당의 허가 여부는 단순한 행정적 문제일 뿐이며 예배 활동 자체를 물리력으로 해산하는 것은 명백한 헌법 침해이자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종교계 및 인권단체 규탄 속 지자체 중재안 마련
인도네시아 종교 탄압 논란이 거세지자 각계의 비판이 이어졌다. 구군 구멜라르 종교부 장관 특별보좌관은 이번 사태를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관할 경찰청에 가해자 체포와 엄벌을 촉구했다. 자클레빈 프리츠 마누푸티 인도네시아 교회 협의회(PGI) 회장 역시 정부가 즉각 개입해 어떠한 구실로도 예배가 방해받지 않도록 헌법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지부도 이번 사건이 국가의 예배 보호 의무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갈등이 확산하자 관할 지자체와 경찰은 즉각적인 사태 수습에 착수했다. 사건 다음 날인 25일 반툴 경찰서장과 지방정부 대표의 주재로 FJI와 GMS 교회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중재 회의가 열렸다.
회의 결과 교회 측은 해당 건물을 예배당으로 본격 사용하기 전까지 지역 주민 60명의 동의 서명과 교인 90명의 서명을 확보하는 등 적법한 허가 절차를 우선적으로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현지 경찰은 향후 추가적인 폭력 사태나 불미스러운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교회 부지 주변에 경력을 배치하고 치안 유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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