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가 ‘유신진화론’을 이단으로 규정했다. 지난 28일 서울 신길교회에서 폐막한 제120년차 총회 마지막 날 회무에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상정한 ‘유신진화론’ 이단 지정 건을 논의한 끝에 “성경적 창조신앙과 상충되는 이단 사상”으로 결론지었다.
‘유신진화론’ 논란은 서울신학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저서에서 하나님의 창조와 성경의 무오성을 부인하는 내용을 적은 게 발단이 됐다. 2024년 6월 서울신대 이사회가 해당 교수를 해임하자 당사자가 이에 불복하는 과정에서 파장이 교단 밖으로까지 번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신대 신학부 교수 25인은 ‘유신진화론’이 성결교회가 고백하는 창조신앙과 그리스도의 구원에 관한 고백과 일치하지 않는다”라는 성명을 냈다. 창조과학회도 “신학대학에서 유신진화론을 가르치는 것은 문제”라며 “진화론과 타협해 성경의 기록을 잘못 해석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한국문화신학회·한국민중신학회 등은 “이사회가 다양한 학문적 관점을 비판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칠 학문적 자유를 박탈했다”고 비판하며 논란에 가세했다.
서울신대가 속한 기성 총회는 지난해 119차 총회에서 이 논란을 정리하려다 연구위원회 설치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는 바람에 1년을 흘려보내야 했다. 그러다 올 총회 마지막 날 기타 토의시간에 긴급동의 건을 처리하면서 마침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유신진화론’은 하나님이 천지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믿는 창조 신앙과 현대 과학의 진화론 간의 조화를 시도한 신학적 논리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할 때 자연계의 생명체에게 진화 능력을 부여해 현재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생겨났다는 이른바 절충식 신학 이론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다윈의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현대 과학의 성과를 그대로 인정하는 자체가 성경의 절대적인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란 점에서 신학계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년 전 한 신학대 교수가 자신의 저서에서 이런 주장을 할 때만 해도 파장이 교계와 학계에 이 정도로 크게 확산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과학의 가설에 꿰맞춰 해석한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생각이 학문적 견해를 넘어 성경의 권위 훼손하고 나아가 기독교 교리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 점이다.
서울신대 양기성 특임교수는 본지에 기고한 글에서 “성경 창세기의 역사성을 부인하기 시작하면 죄와 구원,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해석도 흔들리게 된다”며 서구교회 안에서 창조신앙의 약화와 함께 신학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 논쟁이 신학계에서 시작돼 한국교회 전체로 번지게 된 것도 학문의 자유 차원을 넘어 근본적으로 성경을 어떤 권위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관한 문제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런 기성 교단이 먼저 칼을 빼든 것이다.
성결교단 총회가 ‘유신진화론’을 이단으로 규정한 건 교단의 신앙고백과 배치되는 사상이자 주장이라는 게 핵심이다. 다음 세대의 신앙과 교회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신앙적 결단 차원이다. 그런데 이건 성결교단에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른 교단 신학대도 차제에 성경의 진리를 부인하는 각종 사조에 오염되지 않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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