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무장한 무장세력의 모습
나이지리아에서 무장한 무장세력의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하는 테러 공격이 단순한 자원 분쟁이 아닌 기독교인을 겨냥한 표적 학살이라는 국제 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5월 2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CDI는 나이지리아와 미국 정부가 주력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보다 풀라니족 무장 단체의 학살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치안 정책의 대대적인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종교자유연구소와 아프리카종교자유관측소는 최근 유엔 종교 및 신념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제출한 합동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참상을 고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6년 동안 나이지리아 테러로 희생된 민간인 4만 2033명 가운데 기독교인은 2만 2835명에 달했다. 반면 무슬림 사망자는 1만 519명으로 집계됐다.

조사 단체들은 이 사태를 기후 변화나 토지를 둘러싼 단순한 자원 분쟁으로 규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통계적으로 일관되고 측정 가능한 종교 탄압의 뚜렷한 패턴이 존재하며 이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보코하람 뛰어넘은 풀라니족 민병대 나이지리아 테러 핵심 배후 부상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나이지리아 테러를 주도하는 실제 가해 집단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전체 민간인 사망자의 44퍼센트와 기독교인 희생자의 53퍼센트는 풀라니족 테러 단체의 소행으로 확인됐다. 국제사회의 주요 감시 대상인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가 저지른 민간인 학살은 전체의 12퍼센트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나이지리아 정부와 주요 언론은 풀라니족 민병대 소속 가해자들을 신원 미상의 무장 괴한이나 단순한 도적으로 지칭하며 사태를 축소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잘못된 용어 사용이 단순한 행정적 오류가 아니라 가해자들의 무장 해제와 수사 및 기소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미국과 나이지리아 연합군은 보르노주 북동부에서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 전투원을 사살하는 등 대테러 작전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표적 학살을 주도하는 풀라니족 민병대는 주로 중북부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곳은 국가 보안군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아 사실상 무법지대로 방치되어 희생을 키우고 있다.

왜곡된 통계 속 드러난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표적 학살 피해 규모

보고서는 나이지리아 폭력 사태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각과 왜곡된 주장들을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일부 주류 언론과 인도주의 단체들이 종교적 요인을 배제하고 폭력의 원인을 자원 분쟁으로만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누적된 사망자 수치는 기독교인이 불균형적으로 나이지리아 테러의 표적이 되고 있음을 명백히 입증한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 사례를 인구 비례에 맞춰 분석한 결과 기독교인들은 인구 비율로 예측 가능한 수치보다 무려 4.4배나 높은 비율로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6년 동안 3만 4917명이 무장 단체에 납치되었으며 피해자의 대다수는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이었다.

피랍된 민간인 가운데 기독교인은 1만 5932명이었고 무슬림은 1만 5272명이었다. 절대적인 수치는 비슷해 보이지만 피해 지역의 인구 구성 비율을 반영하면 기독교인이 타 종교인보다 납치될 확률이 3.2배나 높았다는 것이 조사 단체의 날카로운 분석이다. 납치된 민간인의 73퍼센트가 자신의 거주지에서 공격을 받다가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의 소극적 대응 도마 위 구조적 치안 개혁 촉구

CDI는 풀라니족 민병대의 학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나이지리아 정부의 대처는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밝다. 기독교인 민간인 살해의 절반 이상을 자행하고 있음에도 풀라니족 무장 단체 지휘관들이 법의 심판을 받는 일은 사실상 전무하다. 테러가 예측 가능한 계절적 주기에 따라 반복됨에도 상습 위험 지역에 병력을 사전에 배치하지 않는 정부의 무능력도 지적됐다.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민간인 살해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1퍼센트 증가했으며 납치 사건은 무려 153퍼센트나 폭증했다. 지난 7년의 모니터링 기간 중 최악의 분기로 기록되며 정부의 치안 유지 능력이 사실상 한계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국제종교자유연구소와 아프리카종교자유관측소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폭력 사태의 이면에 깔린 종교적 차원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교적 혐오 발언을 법으로 전면 금지하고 헌법에 종교의 자유 보호를 명시하는 등 구조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규모 민간인 학살에 대한 독립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국가 안보 및 인도주의 데이터에 종교 정체성 항목을 의무적으로 포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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