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오는 9월 13일 스웨덴 총선을 앞두고 현지 기독교계가 낙태와 안락사 등 생명 윤리 쟁점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월 2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스톡홀름 가톨릭 교구가 유권자들을 위한 투표 지침을 발표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과 달리, 개신교 복음주의 교회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웨덴 복음주의 연맹(SEA)의 올로프 에드싱어 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복음주의 신자들이 낙태와 안락사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이 의제들이 교회 공론장이나 선거 국면에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드싱어 총장은 선거 때마다 정당별 생명 윤리 관점을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왔으나, 이를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핵심 선거 기준으로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의회에 진출한 주요 정당 중 낙태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정당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스웨덴 정치권의 낙태 헌법화 움직임과 복음주의 교계의 침묵
CDI는 현재 스웨덴 정치권은 소속 정당을 막론하고 낙태할 권리를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으며 보수 성향의 기독교민주당조차 낙태법 강화를 추진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에드싱어 총장은 "많은 복음주의자가 이러한 현실에 좌절하고 있다"며 "현 주요 정당들이 법적 현상을 바꾸려 하지 않는 상황에서 낙태 문제를 선거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사용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스웨덴 현행법에 따르면 임신 18주까지는 임산부의 요청에 따라 합법적으로 낙태가 가능하다. 반면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 조력 자살은 전면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에드싱어 총장은 현지 교계가 낙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리는 오늘날 스웨덴 사회의 현실이 이번 선거 국면에서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톨릭 교구의 '생명 윤리' 중심 투표 지침 발표
반면 스톡홀름 가톨릭 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4월 10일 가톨릭 유권자들을 위한 '2026년 9월 13일 선거 전 성명 및 지침'을 발표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교구 측은 성명을 통해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를 정당한 책임으로 규정하고, 신자들이 가톨릭 사회 교리의 원칙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할 것을 독려했다. 지침은 유권자가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절대적 가치'와 '실천적 지혜' 두 단계로 분류했다.
특히 지침은 신앙이 인간의 양심을 구속하는 '절대적 가치'의 영역으로 생명과 죽음에 관한 문제를 꼽았다. 이어 가톨릭 유권자들이 던지는 한 표가 생명 윤리 관련 법안과 입법에 미칠 영향을 최우선적으로 식별하고 투표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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