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성취가 높아질수록 삶의 만족도 역시 함께 높아질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학업에 대한 열망이 지나치게 높을수록 오히려 청소년들의 행복도는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사회보장학회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논문 ‘학업성적과 주관적 행복의 관계’ 연구에서 학생들의 학업 열망과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높은 기대와 경쟁 압박이 청소년들의 정서적 만족감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중학교 1학년 학생 2590명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장기 추적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학생들이 스스로 인식하는 학업성적은 행복도와 긍정적인 관계를 보였지만, 학업 열망은 행복도와 뚜렷한 부정적 관계를 나타냈다.
즉 같은 수준의 성적을 받아도 더 높은 목표와 성취 기준을 스스로 내면화할수록 만족감은 줄어들고, 주관적 행복 역시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학생들이 현재 성취보다 ‘아직 부족하다’는 감각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경우 정서적 피로감과 불안감이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성적 올라도 행복은 그대로… 사교육 경쟁이 부담 키워
이번 연구에서는 학업 열망이 실제 성적 향상으로 직접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학업 열망과 학업 성적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성적이 상승할수록 기대 수준 역시 함께 높아지면서 만족감은 다시 낮아지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성적 향상 과정에서 만족의 기준 자체가 계속 높아지기 때문에 실제 성취 대비 행복감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교육비 지출이 높은 환경일수록 비교 기준과 경쟁 압력이 함께 커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학생들은 더 높은 성적과 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요구받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학업 열망은 더욱 커지는 반면 행복도는 더 크게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는 부모의 기대 역시 학생들의 행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부모의 학업 열망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 역시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 향상돼도 심리적 만족감은 충분히 따라오지 않는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진단했다.
이 같은 결과는 단순히 성적 향상만을 중심으로 한 교육 환경이 학생들의 삶의 질과 정서 안정에는 한계를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교와 경쟁 완화 필요”… 관계 중심 지원 중요성 강조
연구진은 학생 행복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성적 향상 정책을 넘어 정서적·관계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성적과 만족감 사이의 불일치를 줄일 수 있는 정서·인지적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석차와 등수 중심의 비교·경쟁 압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학생들이 과도한 경쟁보다 자기 성장과 관계 형성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아존중감과 관계적 자원이 청소년 행복의 핵심 보호 요인으로 확인된 만큼 친구 관계 형성과 소속감 회복 프로그램, 교사와 학생 간 관계 개선, 가정 내 지지적 의사소통을 위한 부모 교육 등이 적극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학생 행복은 단순히 높은 성적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비교와 경쟁 중심 문화 속에서 학생들이 스스로를 끊임없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들이 성취뿐 아니라 관계와 안정감, 자기 존중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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