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953.41에 개장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가 전 거래일(7,822.24)보다 131.17포인트(1.68%) 오른 7,953.41에 개장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장중 7,999.67까지 올라 사상 첫 8,000선을 두드렸으나 이후 6시간 만에 7,400대까지 밀렸다. ⓒ뉴시스

 

사상 첫 8,000선 진입까지 단 0.33포인트가 남았던 코스피가 6시간 만에 600포인트를 토해냈다. 12일 코스피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7,999.67을 찍은 뒤 5.12% 빠진 7,421.71까지 추락했다가 일부 낙폭을 만회해 전 거래일(7,822.24)보다 179.09포인트(2.29%) 빠진 7,643.15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하락폭은 4월 이후 두 번째로 큰 변동이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조 6,211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역대 3위 규모의 매도세를 기록했고, 같은 시간 원·달러 환율은 17.5원 오른 1,489.9원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시장을 뒤바꾼 이날 급락은 단일 변수로 설명되지 않는다. 본지가 12일 거래 전후를 시간대별로 추적해 본 결과, 5가지 원인이 거의 동시에 겹쳤다. ①김용범 정책실장의 새벽 페이스북 글 ②2일 연속 외국인 누적 순매도(11일 3.5조+12일 6.6조) ③원·달러 환율 1,490원 위협 ④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결렬 우려 ⑤14~15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차익실현 경계심리다.

원인 ① 김용범 정책실장 '국민배당금' 한 줄

12일 새벽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페이스북에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그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일부 언론이 오전 8시대 일제 보도하면서 시장 진입 직전부터 외국인 동향이 흔들렸다. 외국계 한 펀드매니저는 본지에 "정책실장 위치에서 나온 'AI 초과이익 환수' 발언은 글로벌 투자자에게 명백한 정책 리스크 시그널"이라며 "11일까지 5거래일 연속 사상최고를 새로 쓴 시장에 차익 실현 명분을 줬다"고 분석했다. 청와대는 오후 들어 "개인 의견" 입장을 냈지만 외국인 매도세는 그 이후에도 이어졌다.

원인 ② 외국인 2일 연속 누적 매도 10조 돌파

외국인은 11일에 이어 12일까지 이틀 연속 코스피에서 무게감 있는 순매도를 이어 왔다. 11일 3조 4,900억 원, 12일 6조 6,211억 원으로 누적 10조 1,000억 원이 외인 손에서 빠져나갔다. 12일 단일일 매도 규모는 2024년 12월(7조 5,000억 원)에 이은 역대 3위 기록이다. 같은 기간 개인은 6조 7,000억 원, 기관은 5,000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인 매도 규모를 일부만 흡수했을 뿐 지수 방어는 어려웠다.

매도 종목은 반도체 두 곳에 집중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각각 외국인 순매도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추정된다. 12일 오전만 해도 두 종목은 '29만전자·190만닉스' 동반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오후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마감가 기준으로 큰 폭 조정을 받았다. 한 외국계 증권사 한국지부 관계자는 "MSCI 5월 정기 리뷰와 미·중 정상회담이 같은 주에 겹친 점도 외인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원인 ③ 원·달러 환율 1,490원 코앞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일 17.5원 급등한 1,489.9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에 약 30원이 올라 1,490원 선을 위협했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 동력과 직접 맞물린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 기준 자산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에, 외인은 환손실을 피하기 위해 원화 자산을 정리하고 달러로 환매한다. 12일 외인 매도 6조 6,211억 원의 상당 부분도 이 환율 변동성에 직간접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평가된다.

환율 급등 자체의 원인은 ①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 ②이란 사태 장기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③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후퇴(매파 톤 약화) ④국민배당금 발언에 따른 정책 리스크 가산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 1,490원 선이 깨지면 코스피 단기 추가 조정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2일 코스피 시간대별 흐름

시각 코스피 전일比 주요 이벤트
06:00 김용범 페이스북 '국민배당금' 글 공개
09:00 7,953.41 +131.17p (+1.68%) 사상 최고 개장, 8천피 코앞
09:20 7,999.67 +177.43p (+2.27%) 장중 사상 첫 8,000선 0.33p 부족
11:00 7,500선 -300p대 외인 매도 본격, 3%대 하락 전환
13:00 7,421.71 -400.53p (-5.12%) 장중 저점, 외인 누적 5조 매도
15:30 7,643.15 -179.09p (-2.29%) 장 마감, 외인 6조6,211억 순매도

자료: 한국거래소(krx.co.kr) 5월 12일 매매 통계, 본지 시간대별 정리.

 


코스피가 사상 첫 7,000선을 넘긴 5월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가 사상 첫 7,000선을 넘겨 7,384.56에 마감한 5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단 6거래일 만에 7,000에서 8,000을 두드렸지만 12일 단일일 600포인트 변동을 다시 겪었다. ⓒ뉴시스

 

원인 ④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결렬 우려

12일은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마지막 사후조정에 들어간 날이기도 했다. 이날 저녁까지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면 13일 이후 반도체 부문 일부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됐다. 외국인은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를 함께 매도해 반도체 종목 전체가 동반 하락했다. 12일 업종별로 증권이 6.25%로 가장 큰 폭 하락한 데 이어 건설(-5.00%), 전기·가스(-3.86%), 화학(-3.59%), 의료·정밀(-3.52%), 금속(-3.06%), 기계·장비(-3.02%), 금융(-2.99%) 순으로 낙폭이 컸다.

원인 ⑤ 14~15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경계심리

14~15일 베이징에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이 잡혀 있는 점도 12일 외인 매도의 한 축이다. 회담에서 미·중이 첨단 반도체 장비 통제, 희토류, 에너지 안보 등을 어떤 강도로 다룰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외인은 회담 결과를 보기 전에 단기 차익부터 챙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AI·반도체 비중이 절반에 가깝기 때문에 미·중 합의 실패 시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받는다"며 "회담 직전 차익실현이 정석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 낙폭 — 증권·건설·화학이 더 아팠다

12일 코스피 업종 대부분이 하락했지만 그중 증권·건설·전기가스·화학·의료정밀·금속·기계·장비·금융 등 8개 업종이 3% 안팎의 큰 폭 하락을 기록했다. 증권 업종은 6.25% 빠지며 가장 가파른 낙폭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이 분기 순이익 1조 원 돌파를 발표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반의 매도 압력에 하락했다. 화학과 정유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재고조와 맞물려 마진 축소 우려가 더해졌다. 반대로 의약품·통신·필수소비재는 비교적 선방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12일 사후조정 절차에 참석한 모습
삼성전자 노조가 12일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을 두고 사측과 사후조정에 들어가는 모습. 같은 날 코스피 시총 1·2위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며 지수 하락 폭을 키웠다. ⓒ뉴시스

 

자주 묻는 질문

Q1. 12일 코스피 변동 폭이 정확히 얼마였나요.

고가 7,999.67(09:20경), 저가 7,421.71(13:00경) 마감 7,643.15였습니다. 고가-저가 차이는 577.96포인트로 일중 변동률은 7.2%에 달했습니다. 종가 기준 역대 2위 변동폭입니다.

Q2. 김용범 발언이 직접적 원인이었나요.

단일 원인은 아닙니다. 그러나 차익실현을 시작하려던 외국인에게 명확한 '정책 리스크' 명분을 제공한 트리거 역할을 한 것으로 시장 다수가 평가합니다. 11일까지 5거래일 사상최고를 새로 쓴 직후의 글이라는 타이밍이 결정적이었습니다.

Q3. 외국인 매도 6조 6,211억 원은 어느 정도인가요.

단일일 기준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역대 3위 규모입니다. 1위는 2024년 12월의 7조 5,000억 원, 2위는 2020년 코로나 초기였습니다. 단일일 6조 원 이상 매도는 통상 외환·정책·지정학 충격이 동시에 작용할 때 나타납니다.

Q4. 환율 1,490원이 깨지면 어떻게 되나요.

1,490원 돌파 시 외환당국 미세조정(스무딩) 가능성이 있고, 시장은 한국은행의 5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톤을 더 매파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환율 급등이 길어지면 외인 매도 추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Q5. 8천피는 다시 도전 가능한가요.

14~15일 미·중 회담 결과, 5월 28일 금통위, 김용범 발언의 정책화 여부가 핵심 변수입니다. 세 변수 가운데 둘 이상이 시장에 우호적이라면 8,000선 재도전이 가능하고, 둘 이상이 비우호적이라면 7,400대 추가 조정도 가능합니다.

핵심 정리: 5월 12일 코스피 급락 5가지 원인

  • 김용범 정책실장의 새벽 페이스북 '국민배당금' 글이 차익실현 트리거 역할.
  • 외국인 단일일 6조 6,211억 원 순매도, 역대 3위 규모.
  • 원·달러 환율 17.5원 급등, 1,489.9원 마감으로 1,490원 선 위협.
  •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결렬 우려와 SK하이닉스 동반 약세.
  • 14~15일 미·중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둔 외인 차익실현 경계심리.
  • 업종별 증권 -6.25%, 건설 -5.00%, 화학 -3.59% 등 8개 업종 3%대 동반 하락.

자료 출처 및 면책

본 기사는 한국거래소(krx.co.kr) 5월 12일 매매 통계, 서울외환시장 주간거래 종가, 김용범 정책실장 페이스북 게시글 등을 종합해 작성됐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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