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800
코스피가 전 거래일(7498.00)보다 277.31포인트(3.70%) 상승한 7775.31에 개장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증시의 심장인 코스피 지수가 파죽지세로 8000포인트 고지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주식 시장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대형 증권사들까지 앞다투어 코스피가 꿈의 숫자인 1만 포인트를 넘어 최대 1만 2000선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시장의 역사적인 불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발표한 심층 보고서에서 한국을 아시아 지역 내에서 가장 투자 매력도가 높은 최선호 시장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JP모건은 시장이 최상의 흐름을 타는 강세장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코스피 지수 목표치를 무려 1만 포인트로 제시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는 시장의 보편적인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또한 기본적인 시장 흐름을 가정한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9000포인트를,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약세장 시나리오에서도 6000포인트라는 비교적 높은 방어선을 제시했다.

JP모건은 현재 중동 지역의 군사적 분쟁 양상과 무관하게 주요 원자재 가격이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경기 침체 속에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의 기초 체력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그 핵심적인 이유로 한국이 전 세계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위 안에 드는 글로벌 초거대 기업 두 곳,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로 한국 증시의 강력한 경쟁력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코스피 상승 랠리 주도하는 반도체 투톱의 힘

코스피 지수의 유례없는 강세를 이끄는 절대적인 원동력은 단연 메모리 반도체 관련 주식들이다. JP모건은 메모리 반도체 주식들이 현재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의 50%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3월 말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약 70%에 달하는 폭발적인 상승 랠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려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는 수급 불균형 사태가 내년에는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며 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장기적인 주가 상승세를 탄탄하게 뒷받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거침없는 상승세 속에서도 일부 변수는 존재한다. JP모건은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붉어진 노조 관련 이슈와 인건비의 구조적인 상승이 향후 기업의 영업이익에 약 7%에서 최대 12%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신중하게 짚어냈다. 이러한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코스피 시장을 향한 글로벌 자금의 우호적인 시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인 현대차증권 역시 코스피를 향한 폭발적인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현대차증권은 연말 코스피 지수 목표치를 기존 전망치보다 대폭 끌어올린 9750포인트로 상향 조정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최고 1만 2000포인트라는 경이적인 수치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고 과감하게 예측했다. 이 같은 자신감의 기저에는 현재 국내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기업의 실제 가치에 비해 역사적인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날카로운 분석이 자리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재평가 임박 반도체 이익 지속성에 달린 코스피 향방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지수를 견인하는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5.17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최근 20년 동안의 평균치인 10배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특유의 변동성이 큰 이익 사이클 탓에 올해와 내년에 걸쳐 막대한 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확고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의 미래 이익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막연한 불안감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되어 현재 턱없이 낮은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을 적용받고 있다고 예리하게 지적했다.

결국 코스피 지수가 1만 포인트 시대를 열고 추가적인 초강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창출 능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시장에 자리 잡아야 한다. 김 연구원은 다가오는 하반기에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초거대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의 2027년 설비투자(CAPEX) 확대 기조가 본격적으로 확인되고, 이 과정에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과의 장기 공급계약(LTA) 체결이 가시적으로 늘어난다면 시장의 우려는 말끔히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장기적인 이익 지속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굳건한 확신이 더해진다면, 현재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는 12개월 선행 PER 수준인 8배까지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충분히 재평가받으며 무섭게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피 지수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힘입어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줄줄이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발간한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코스피 12개월 선행 목표치를 기존에 제시했던 7300포인트에서 9000포인트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씨티그룹 역시 한국 증시의 강력한 회복 탄력성을 근거로 코스피 지수 목표치를 종전 7000포인트에서 8500포인트로 상향 수정하며 연일 불타오르는 코스피 랠리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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