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 생활에서 베트남 호텔 그룹 내 전문 경영인으로 우뚝
26년 땀과 뚝심으로 일군 성공… “절망 속에서도 꽃 피워”
베트남 전역과 라오스에 걸쳐 70여 개 호텔을 보유한 베트남 부동산 대기업인 므엉탄그룹(Muong Thanh Group)의 복합 리조트 사업을 맡은 한국인이 있다. 므엉탄그룹에서 리조트 레저 분야에서 3년째 활약하고 있는 전형규 대표이사(㈔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상임이사)다. 한국인 최초로 베트남 현지 대기업의 해당 분야 사장으로 발탁된 그는 막대한 자본력이나 탄탄한 배경이 아닌, 태도와 성실성, 인간관계를 무기로 이국땅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했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며 지혜를 얻는다는 전 대표는 “낭떠러지에서 떠밀리는 것 같은 순간에도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며 버텨온 세월이었다”며 “하나님을 의지하고 말씀대로 따라가려 몸부림치는 가운데 고난과 역경이 지나고 물질의 복도 넘치게 받았다”고 말했다.
므엉탄그룹의 호텔 브랜드인 므엉타잉호텔은 베트남에서 최대 규모의 민간 호텔 체인이자, 인도차이나 반도 최대 호텔 체인으로 꼽힌다. 주요 도시 및 관광 명소에 1만 개 이상의 객실을 갖추고, 1만 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며, 실내 및 야외 수영장, 스파, 피트니스센터, 레스토랑 등 5성급 부대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 한국 및 해외 여행업계에서도 선호하는 호텔 브랜드다.
전형규 대표가 오늘의 자리에 서기까지는 뉴질랜드,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을 오가며 여행업 15년, 골프장 운영 7년의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S&K골프투어 공동대표로 일본과 베트남 등지의 골프 여행 시장을 개척했고, 이후 중국 옌타이 남산그룹 한국부 총괄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2016년 사드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며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위기를 전환점 삼아, 베트남에 혈혈단신으로 건너가 리조트 레저 분야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은 2018년부터였다. 전 대표가 사업 구조 전반을 설계한 기획안을 므엉탄그룹에 제안한 것이 받아들여졌고, 2023년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므엉탄그룹에서 리조트 레저 분야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발탁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가 설계한 사업은 놀라운 수익 궤도에 올라서며 므엉탄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가난이 앗아간 것과 가난으로 인해 얻은 것들
빛나는 성공의 이면에는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가난과 역경의 시절도 있었다. 서울 천호동의 비좁은 단칸방에서 당시 장인, 장모를 포함한 다섯 식구가 10여 년을 함께 살던 때도 있었다. 앞날이 보이지 않는 가난 앞에서는 사랑도 버티기 힘들었다. 경제적 어려움이 극에 달했던 시기, 결국 아내는 딸을 데리고 그에게 등을 돌렸다. 몇 년간 양육비도 못 보낼 정도로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을 때, 전처의 재혼과 이민 소식도 들려왔다. 쓰디쓴 아픔을 삭이며 재기의 기회를 노렸다.
코로나 팬데믹은 전 대표의 성공 스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변곡점이었다. 전 세계가 국경을 닫고 항공편을 중단했던 2020년 초반, 베트남 리조트 레저 업계도 정체 상태에 빠져들었다. 운영권을 계약했던 기존 사업자들이 입국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고, 그 빈자리를 전형규 대표가 채웠다.
당시 전 대표는 베트남을 떠날 이유가 없었다. 집도, 가족도 없고, 한국에 돌아가도 기댈 곳 하나 없는 처지였다. 베트남의 좁은 방에서 3년을 버티며, 그룹 회장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았다. 인내는 마침내 결실로 이어졌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에 사업 라이선스가 나왔고, 투자를 받아 성공적으로 사업을 오픈했다. 누군가에게는 재앙이었던 팬데믹이, 현장을 지킨 그에게는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고 성장하는 발판이 된 셈이었다.
전 대표는 이 시기를 두고 “하나님이 낭떠러지에서 미시는 것 같았는데, 하나님밖에 믿을 수 없었다”며 “갈 데가 없이 3년 동안 그 조그만 방에 살면서 베트남에 머물게 하신 뜻이 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모든 과정에 뒷받침돼야 하는 것으로는 성실함과 부지런함, 열심을 꼽았다. 전 대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낙망하는 사람과, 그 속에서 집중해 무언가를 찾아내는 사람은 삶의 태도 자체가 달라진다”며 “결국 태도와 언행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 번의 운을 경험하고, 운이 계속된다고 생각하고 운만 찾아다녀선 안 된다. 한 번의 운을 동력으로 삼아 더 크게 성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돈이 되든 안 되든, 열심히 하면 그 과정에서 재미가 생기고 성공이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한때, 양육비를 지원하기도 어려웠지만, 지금은 미국 퍼듀대학교에 다니는 딸의 학비를 거뜬히 지원하고 있다.
◇어려움 이겨낸 힘의 원천은 신앙
전형규 대표가 모든 역경을 버텨낼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기도,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였다. 특히 신앙은 역경 속에서도 낙망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전 대표는 “바쁜 일상 중에도 새벽 4시에 일어나 30분간 기도한다”고 말하며 “이 시간 하나님께서 삶의 지혜를 주신다”고 말했다. 또 “사람의 인연이 한 번 맺어지면, 거미줄처럼 다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러니 주위가 잘 돼야 한다”며 “주변 사람들과 심지어 저를 떠난 전처의 삶도 행복하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사람을 향한 진심은 경영 현장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인공지능(AI)이 모든 것을 대체해 가는 시대일수록, 인간의 태도와 감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경영 철학이다. 리조트 레저 분야도 결국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고, 사업 현장에서 진심을 담아 마음을 전하는 서비스 방식을 구현했다.
계산기를 두드려서 고객마다 달리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이익이 되지 않는 고객들에게도 최고급 식사를 제공하고 경조사를 챙겼고, 양심을 담아 공정하게 대우하고자 했다. 사업 현장이 북적이자 큰손들도 자연스럽게 모여들었다. 진심으로 쌓아 올린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하노이에서 동종 업계 최상위권 성과를 내고 있다.
직원 관리에서도 경영 철학을 일관되게 적용했다. 전 대표가 직접 운영에 나서면서 직원이 80명에서 60여 명으로 줄었는데, 절약한 인건비는 남은 직원들에게 고스란히 배분했다. 월급 외에도 보너스와 추첨 행사로, 직원들이 한 달 내내 기대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일이 힘들다고 하면서도 이직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고, 퇴직 후 재입사를 희망하는 직원들도 줄을 서는 상황이 됐다.
◇“받은 복을 주변과 사회를 위해 선하게 사용하고 싶어”
전형규 대표는 사업 최일선에서 뛰는 경영인이지만, 작년 세종대학교 호텔관광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하며 배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세종대 호텔관광학과 원우회 회장도 맡아 행사 예산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상품권, 숙박권, 경품을 제공해 행사 참여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전 대표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성공의 요소는 능력과 자본이 아닌, 성실함, 공정성, 태도, 그리고 신앙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그가 큰 투자를 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오랜 시간 흔들리지 않고 지켜온 언행과 신뢰 덕분이었다.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이 주목받는 시대에 전 대표는 현 사업과 관련해 새로운 전략으로, 복합적인 수익 모델을 구상 중이다. 전 대표는 “베트남은 젊은 인구와 높은 경제 성장률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 시장의 잠재력이 큰 나라”라며 “블록체인 사업을 결합한 선도적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이 사업의 절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업 규모도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검토와 준비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베트남 리조트 레저 분야를 개척한 이후, 블록체인 사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전형규 대표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 대표는 “많은 복을 받은 만큼 항상 조심스럽다”며 “복 받은 자의 삶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도, 제게 주어진 복을 주변과 사회를 위해 선하게 사용하는 것도 사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26년간 해외를 무대로 삼아 한 우물을 판 땀과 뚝심, 낙망하지 않고 도리어 기뻐하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그가 오늘날 삶에 지친 청춘들에게 조용히 건네는 메시지는 하나였다. “절망 속에서도 꽃은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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