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게시판 사태와 관련해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제명 결정을 받은 것을 두고 제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잇따라 냈다. 의원들은 당 안팎의 위기 국면 속에서 내부 인사에 대한 제명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문제를 제기하며, 지금은 책임 공방보다 자성과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당의 현 상황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일련의 사태를 언급하며, 지금 당에 필요한 자세는 남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는 태도라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회의에서 지금은 누군가를 단죄하거나 책임을 전가할 시점이 아니라는 점이 강조됐다고 전했다. 그는 당 내부에서 인사를 밀어내거나 우열을 가리는 데 에너지를 소모할 때가 아니며, 역사와 국민 앞에 겸허한 자세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 역시 언급됐다고 덧붙였다.
“당원게시판 사태, 법률 문제 아닌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
윤상현 의원은 당원게시판 사태를 둘러싼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헌정질서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이재명 정부에 맞서 정치적 대응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당이 내부 갈등으로 스스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공멸을 자초하는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특히 윤 의원은 해당 사안을 법률적 잣대로만 접근하기보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정치적 소명이 충분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릴 수 있지만, 중앙윤리위원회의 제명 처분은 과도했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당내 갈등을 제명과 단죄의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정치도 아니고 리더십도 아니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책임을 묻더라도 정치적으로 수습하고 상처를 봉합해 분열된 당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리더십이라는 점이 강조됐다는 설명이다.
조경태 “지금은 통합과 단합의 시간”…제명 실효성에 의문 제기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에 대해 신중론을 폈다. 조 의원은 이 같은 조치가 과연 현 시점에서 당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지금은 통합과 단합이 필요한 시기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사과를 했으면 사태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본질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로 지적된 게시글의 내용이 대부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결과적으로 당의 문제점을 짚은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권영진 “여론조사 지지도, 국민 시선 엄중…변화와 혁신 위해 통합 필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정당 지지도를 언급하며 당 지도부의 대응을 지적했다. 그는 지도부가 장외집회와 필리버스터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실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평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권 의원은 이런 상황일수록 국민에게 폭넓게 다가갈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당내 통합이 전제돼야 하는데,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하는 결정이 과연 그 방향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권 의원은 윤리위원회와 당무감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지도부의 설명과 달리, 국민은 모든 과정을 지도부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국민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이번 제명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중진 의원들이 나서 지도부가 보다 유연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김종양 “중요 인사 제명 전례 드물어…강성 지지층에 끌려가선 안 돼”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사례를 들어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당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인사를 제명한 사례가 매우 드물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명을 제외하면 유사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제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 전 대표가 제명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사안을 저질렀는지 되물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당이 국민에게 다가가는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사 운영에서도 편향성을 경계해야 하며,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는 집단사고적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번 의원총회를 통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을 둘러싼 이견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당원게시판 사태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지, 그리고 윤리위 제명 결정이 당의 통합과 외연 확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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