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안정보국(MI5)이 중국 정보기관이 영국 정치권 핵심 인사들의 보좌진과 측근들을 포섭하려는 정황이 확인됐다며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MI5가 제출한 보고서 이후 중국 정부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반발하면서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유로뉴스와 더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MI5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 보고서를 제출해 “중국 정보요원들이 금전적 보상을 제시하며 정치권 주변 인물들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MI5는 이들이 헤드헌터를 사칭한 공작원을 앞세워 취업 관련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관계 형성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I5는 중국 정보기관이 “비중이 크지 않은 정보에도 과도한 금전 보상을 제시하며 신뢰를 쌓고, 이후 점차 민감한 비공개 정보에 접근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의원들에게 “동료나 지인이 평소와 다른 질문을 할 경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특정한 정보 탐색이 정보 수집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보기관이 확인한 포섭 시도 대상에는 닐 오브라이언 보수당 의원 보좌진을 비롯해 나딤 자하위 전 재무장관 보좌진, 노동당 내각 장관 보좌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경제학자, 싱크탱크 연구자, 정부 부처 공무원 등 정치권과 연결된 다양한 직군이 중국 정보기관의 접촉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댄 자비스 영국 안보장관은 “중국 정보기관은 의원 자신이 아니라 주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들을 장기적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도는 영국 정치 체계의 안정성과 투명성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영국 측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주영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순전한 날조이며 비열한 행동”이라고 반박하면서, 영국 정부에 “근거 없는 비난과 자작극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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