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 ©기독일보 DB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24일 논평을 내고 울주 반구천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한국 선사문화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입증한 역사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반구천 암각화는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됐으며,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오른 뒤 15년 만에 최종 등재가 확정됐다. 약 6천 년 전 신석기 말부터 청동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산은 국보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암각화·명문으로 구성되어 ‘반구천의 암각화’라는 명칭으로 등재됐다.

샬롬나비는 이번 등재가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한국의 선사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유네스코는 반구천 암각화가 세계유산 등재 기준 가운데 ‘인간의 창조적 천재성이 만든 걸작’과 ‘문화적 전통 또는 문명의 독보적 증거’를 충족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문가들 역시 반구천 암각화가 동아시아 선사미술의 백미라고 평가한다. 최현숙 울산암각화박물관장은 “해양 생업과 생태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작품”이라고 말했으며,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수십 마리의 고래를 고도로 정교한 기법으로 새긴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반구천 암각화는 당시 주민들의 생활을 생생히 기록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고래, 상어, 거북 등 20종 이상의 동물과 고래잡이 장면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으며, 식별 가능한 고래 종류만 최소 7종에 이른다. 천전리 암각화에는 동물상뿐 아니라 기하문양과 신라 법흥왕 시기 왕족의 답사 기록까지 남아 있어 시대를 넘나드는 문화적 흔적을 보여준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사실적 묘사와 뛰어난 관찰력,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 선사인들의 예술성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울산시는 등재를 계기로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세계역사도시연맹(LHC) 가입, 체험형 테마파크 조성 등 5대 전략 22개 사업을 추진해 반구천 암각화를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울산시장은 “울산이 산업도시를 넘어 세계적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라며 “문화·관광·산업이 어우러진 융합 공간으로 만들어 지속 가능한 미래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샬롬나비는 등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로 반복된 침수 문제에 따른 진정성·완전성 논란을 지적했다. 사연댐 운영으로 암각화가 수년간 침수되면서 훼손 우려가 제기돼 왔으며, 정부는 해결 방안으로 2030년까지 사연댐 수문을 추가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수문 설치 진행 상황과 암각화센터 운영 계획, 보존관리 체계 등을 정기적으로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샬롬나비는 한국이 이번 등재로 17점의 세계유산을 갖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세계유산이 선사시대 암각화부터 조선시대 왕릉·서원에 이르기까지 5천 년 역사를 아우르는 폭넓은 문화적 성취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역시 “암각화의 등재는 한국 문화유산의 시대적 스펙트럼을 크게 확장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샬롬나비는 “반구천 암각화에 드러난 관찰력, 예술성, 창의성은 오늘날 K-팝, K-푸드, K-뷰티로 이어진 K-컬처의 원동력”이라며 “이번 등재를 계기로 한국 문화의 창조성과 영향력이 전 세계로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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