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청년취업사관학교 2.0 추진계획 기자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청년취업사관학교 2.0 추진계획 기자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민석 국무총리를 향해 종묘 논란과 관련한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오 시장은 김 총리가 종묘 주변 초고층 건축 계획을 두고 “숨이 턱 막히고 기가 눌린다”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국민 감정을 자극하며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 논의는 감성이 아닌 과학과 법적 근거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1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종묘로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에 100층, 150층 건물이 들어서는 계획인데, 김민석 총리가 감정적인 표현을 반복하며 국민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며 “대법원에서도 이미 과도하다고 판단한 사안을 총리가 나서서 법까지 바꾸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이번 사안을 김건희 여사의 ‘국가유산 사유화’ 의혹과 연결시키는 데 대해서도 오 시장은 “이 사안이 김건희 씨와 무슨 관련이 있나”라며 “이런 식의 감정 자극은 국민을 선동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또 김 총리가 정책 현안보다 정치적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총리로서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혼란을 수습하는 것”이라며 “정작 그런 현장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시청에서 열린 ‘청년취업사관학교 2.0 계획’ 발표 자리에서도 김 총리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오 시장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종묘의 핵심은 건축물이 아니라 종묘제례악과 같은 무형문화유산”이라며 “종묘 앞 건물이 시각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세계유산 가치가 훼손된다는 식의 주장은 과도한 선동”이라고 밝혔다.

그는 “종묘로부터 500m가 넘는 거리이며, 시뮬레이션 결과 정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총리가 ‘기가 눌린다’는 식으로 감정적인 언급을 하는 것은 주관적 판단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법적으로 종묘 담장으로부터 100m까지가 영향 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국제기구조차 그 이상을 문제 삼은 적이 없다”며 “정부가 과잉 해석과 확장 해석으로 서울시 도시계획에 개입하려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런 과도한 해석에 동조하고, 총리까지 여기에 편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갈등이 생겼을 때 총리의 역할은 조정이지 갈등 확대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유산 지정 취소를 우려한다면 정부는 대립이 아닌 협력의 구조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것이 총리로서의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세훈 #김민석 #종묘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