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차림으로 시위대에 끌려가는 비슈누 프라사드 파우델 네팔 재무장관의 모습. (사진=SNS 갈무리
속옷 차림으로 시위대에 끌려가는 비슈누 프라사드 파우델 네팔 재무장관의 모습. ⓒSNS 갈무리

네팔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유혈 사태로 이어진 뒤, 사태가 점차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속옷 차림의 재무장관이 시위대에 끌려가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네팔 재무장관이 청년들에 의해 거리로 끌려다녔다’는 제목의 영상이 여러 건 게시됐다. 영상에는 네팔 재무장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속옷만 입은 채 시위대에 의해 팔과 다리가 붙잡혀 끌려가는 장면이 담겼다. 인도 언론들도 비슈누 프라사드 파우델 네팔 재무장관이 수도 카트만두 거리에서 시위대에 쫓기며 폭행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네팔 정부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26개 소셜미디어 접속을 전격 차단하면서 촉발됐다. 정부의 부패와 경제 회생 실패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청년층이 대규모로 시위에 참여하며 저항은 전국적으로 번졌다. 시위대는 카트만두뿐 아니라 지방 도시에서도 집회를 이어갔고, 정부 청사와 국회, 법원까지 습격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72명이 사망하고 2,00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샤르마 올리 총리는 결국 사임을 선언했다. 이후 수르카 카르키 전 대법원장이 임시 총리로 취임하면서 정치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수습 작업이 시작됐다. 네팔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총리가 실권을 행사하며, 대통령은 의전적 국가원수직만 수행한다.

카르키 임시 총리는 시위를 주도한 청년층의 목소리를 반영해 기존 기성 정치인을 배제하고, 청렴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내각에 기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정치 개혁과 세대 간 신뢰 회복을 목표로 한 조치로 해석된다.

네팔의 시위는 단순히 소셜미디어 차단이라는 단기적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장기간 누적된 정치 불신과 경제 침체, 세대 간 갈등이 겹쳐 폭발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시 내각 출범으로 사태는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섰으나, 향후 안정적 정착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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