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 수사 시 정당성·비례성 보장을
종교단체 자율성 및 신앙 양심 보호해야

동두천두레수도원·서울특별시교회총연합회·남북중앙교회·운정참존교회·대한민국장로총연합회·트루스코리아·자유신앙국민연대 등 단체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교탄압·압수수색·삼권분립 말살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먼저, 서울특별시교회총연합회 운영위원장 박원영 목사가 낭독한 성명에서 “종교의 자유는 타협할 수 없는 헌법 가치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와 종교의 자유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국민 여러분께 엄숙히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입법 시도와 공권력의 개입은, 단지 특정 사안에 국한되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의 표현의 자유와 신앙의 양심을 흔드는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이를 깊이 우려하며, 우리 헌법이 보장한 자유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진행된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법률적 정당성을 떠나, 공권력의 집행 방식과 장소의 선택에 있어 국민적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예배가 진행되는 시간에 성전 내부에서 수색이 이뤄졌고, 목회자의 개인기기까지 포괄적으로 조사된 사실은 교회 공간의 신성함과 목회자의 사적 권리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마저 결여된 것으로 비춰졌다”고 했다.
또한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뿐 아니라, 국가의 개입이 최소한에 그쳐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예배 공간은 단지 건물이 아니라, 신앙의 중심이며 공동체의 양심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수사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종교 시설이 공권력의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침해될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로 남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이번 사태의 경위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함께,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우리는 모든 인간이 존엄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권 가치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돌보며 사랑의 실천을 이어왔다”고 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안에는 종교인의 신념 표현과 종교 단체의 자율적 가르침을 위축시킬 수 있는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독교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신앙적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가르침은 설교와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수되어 왔다”고 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경우 “신앙에 기반한 설교나 의견 표현이 차별 행위로 규정되어 법적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생긴다”며 “이는 종교의 본질적인 기능(가르침, 양육, 설교)을 위축시키는 것이며, 다양한 관점이 공존해야 할 자유 사회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단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는 한국교회가 이 엄중한 현실 앞에서 충분히 깨어 있지 않다는 점을 깊이 염려한다”며 “예배당 안의 평온함에만 머무르며, 이 땅의 자유와 신앙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는 외부의 현실을 외면하는 교회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결코 방관하거나 침묵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이제는 한국교회 전체가 이 위기를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하나님 앞에서 다시 정신을 차려야 할 때”라며 “우리가 침묵하면, 진리는 침묵당하고, 자유는 무너진다. 지금은 기도뿐 아니라 행동이 요구되는 총동원의 시간”이라고 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위에 세워진 나라”라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흔들릴 경우, 나머지 자유 역시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는 헌법의 정신 아래, 어떠한 상황에서도 신앙의 자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우리는 누구의 허락이나 제한 없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성경의 진리를 가르치며, 믿음대로 살아갈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그리고 이 권리를 위협하는 모든 제도적 시도와 왜곡된 가치 강요에 대해, 분명히 맞서고 대응할 책임이 교회에 있다. 이것은 특정 종교의 이익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자유롭고 건강한 민주주의 안에서 살아가기 위한 공동의 토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체들은 정부에 “세계로교회 및 관련 사례에 대한 압수수색 경위를 투명하게 설명하고, 향후 종교시설에 대한 수사 시 정당성과 비례성을 보장하라”며 “종교단체의 자율성과 신앙 양심을 명확히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지금, 자유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묻고자 한다”며 “종교의 자유는 특정한 신념을 강요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과 믿음이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길”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그 토대가 흔들리지 않도록,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교회가 깨어 기도하고 행동하며, 진리와 자유를 지키는 총동원에 나설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며 “지금은 분열이 아니라 연대가, 침묵이 아니라 외침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우리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지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자유를 지키는 신앙의 행보는 오늘 우리의 결단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다음으로 발언 순서가 진행됐다. 먼저, 고병찬 목사(운정참존교회 담임)는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표현과 교육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고, 한국교회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강력히 항거·거부하고, 모든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최문수 목사(파주 남북중앙교회 담임)는 “만약 교회 탄압과 압수수색을 보고도 한국교회가 조용하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없다”며 “한국교회가 진리와 자유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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