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둔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각자의 정치적 기반인 TK(대구·경북)와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양 후보는 서로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극명하게 대비되는 메시지로 지지층 결속에 나서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24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한 후, 집중 유세를 통해 보수층에 감성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는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며 "그렇게까지 탄핵되고 물러나야 할 분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이후 집도 잃고 달성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감정이 복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세계 최고의 산업 혁명가"라고 치켜세우며, 젊은 시절 반대했던 자신의 입장을 철회하고 박 전 대통령의 공로를 인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박정희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후 영주, 안동, 상주, 김천 등지에서 유세를 이어가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그는 이 후보의 이른바 '방탄 유세'를 지적하며 "나는 방탄조끼도 없다"고 강조했고, 이 후보가 방탄 유리 뒤에서 유세를 진행한다고 비판했다. 또 "방탄 입법 국회의원 193명을 동원해 자신에게 유리한 법을 만들려 한다"며 "재판을 피하려고 유죄 판결 조항을 아예 법에서 빼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도 자신은 경기도지사 재임 중 유사한 문제가 없었고, 측근 중 부정부패로 문제가 된 사람도 없었다며 도덕성 우위를 강조했다. 안동 유세에서는 선비 복장을 입고 나와 "깨끗하게 살다 굶어 죽는 것이 낫다"며 도덕성과 청렴을 내세우기도 했다.

같은 날 이재명 후보는 경기 시흥, 부천, 안양 등을 돌며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그들이 다시 돌아오려 한다"며 "우리가 바짝 신경 쓰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위기의식을 고조시켰다.
이 후보는 보수진영을 겨냥해 "6월 3일, 내란 세력과 그 후계자들을 반드시 제압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제대로 된,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주제로 한 영화를 관람한 것에 대해서도 "내란·외환의 우두머리가 거리를 활보하며 웃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또한 김문수 후보를 향해서도 "내란 수괴와의 관계를 끊을 의향이 있는지 물었지만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그는 보수진영의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 "그게 사실이라면 왜 내가 졌느냐"며 반문했고, "상식을 벗어난 행동은 비정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양 후보의 유세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극단적 대결 구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김문수 후보는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매개로 보수의 가치를 복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고, 이재명 후보는 유능한 행정력과 민주주의 수호를 기치로 진보 진영을 결집시키며 총력 유세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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