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
참석 학회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학회장 임상훈) 춘계학술대회가 24일 숭실대에서 ‘진리와 알고리즘 사이: 기독교교육이 마주한 탈진실 시대의 도전과 응답’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여러 주제 발표 가운데 서성현 박사(한일장신대)가 ‘영화 <계시록>을 통해 본 대중문화의 계시 이해와 주일학교 계시 교육의 방향성 연구’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서 박사는 “올해 초 연상호 감독이 연출해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영화 <계시록>은 계시 개념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충격적 질문을 던졌다. 정통 교단 소속 목사가 자신의 내적 갈등과 세속적 욕망에 따라 우연한 현상을 초월적 계시로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본래 계시 개념을 오용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한국 개신교를 향한 대중의 부정적 시각에 불을 지폈다”고 했다.

그러나 “영화에서 비판적으로 그려진 계시의 이해 곧 인간이 욕망을 정당화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 낸 주관적 해석의 계시는 신학적 계시 이해와 거리가 멀다”며 “계시록에서 주인공 성민찬목사의 계시 해석은 객관적 성경적, 신학적 근거 없이 오롯이 자신의 주관적인 경험과 욕망에 기반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학적 이해가 부재할 때 계시는 초월적 진리가 아니라 개인의 심리 상태, 욕망 등에 의미를 부여하는 주관적 해석으로 대체된다”며 “신학적 부재에 따른 자의적 계시 해석으로 성민찬은 종교적 광기에 휩싸여 살인을 정당화하며 위선적 모습을 보이게 한다. 또 자신의 죄책감을 합리화하고 대형 교회 목사가 되려는 욕망을 정당화한다”고 했다.

서 박사는 “다음세대에 미치는 대중문화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는 지금, 주일학교 교육은 영화에서 드러난 왜곡된 계시 이해의 문제를 직면하고, 나아가 계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즉 주일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계시 신학’ 교육을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한다”며 “성경 이야기나 교리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하나님이 자신을 어떻게 계시하고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분별하는가 등 계시의 근원적 개념을 신학적 원리로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노력이 수반된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 칼 바르트가 주장한 ‘삼중형태론’을 중심으로 하는 ‘계시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며 “바르트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철저히 예수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계시의 삼중형태론을 통해 그 계시가 어떻게 인간에게 전달되고 인지되는지를 설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르트에 따르면, 계시의 첫 번째 형태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셨다”며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나님의 유일하고 참된 계시이다”라고 했다.

또한 “계시의 두 번째 형태는 성경이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계시의 원천에 대한 사도와 선지자의 증언이다. 성경 자체는 계시 그 자체가 아니라, 계시의 객관적인 증언으로서 계시가 발생하는 장이다”라고 했다.

서 박사는 “세 번째 형태는 교회의 선포다. 성경에 증언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는 교회의 설교와 가르침, 즉 선포를 통해 성경의 역사 속에서 오늘날의 인간에게 사건으로서 현재화된다. 이 세 형태는 분리되지 않고 상호 연결돼 계시라는 하나의 사건을 이룬다”고 했다.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1. 영화 ‘계시록’ 포스터. ©배급: 넷플릭스

그는 “이를 근거로 영화 <계시록>에 드러난 계시의 문제를 교정할 수 있다”며 “첫째, 계시가 예수 그리스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라면, 성민찬처럼 개인의 내적 갈등이나 우연한 현상에서 계시를 자의적으로 구성하는 주관주의를 배격한다”고 했다.

이어 “나의 경험이나 감정이 아닌, 나 외부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예수 그리스도 사건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둘째, 성경을 계시의 권위 있는 증언으로 이해하는 것은 주관적 해석이나 욕망을 걸러낼 기준을 제시한다. 성민찬이 폐건물의 낙서와 성경 구절을 억지로 연결 짓거나 자신의 살인 의도를 하나님의 명령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성경을 계시의 객관적 증언으로 바르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나아가 “셋째, 교회의 선포는 계시의 현재화 과정이나, 성경에 증언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에 충실한지 분별하는 것은 특정 목회자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을 방지한다”며 “영화 속 기도회 장면에서 성민찬이 왜곡한 설교 내용을 듣고, 신도 중 오직 아영 양의 어머니만 침묵 속에서 의문을 품는 장면은 이러한 분별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서성현 박사는 “주일학교 현장에서는 예를 들어, ‘예수님이야말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가장 확실한 모습이야’, ‘성경은 예수님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게 해줘’, ‘주일날 듣는 목사님의 말씀이나 선생님의 가르침은 성경의 이야기를 우리 삶으로 가져다주는 건데, 이게 성경의 이야기와 맞는지 늘 생각해야 해’와 같이 구체적이고 쉬운 언어와 비유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 박사는 “이를 중심으로 하는 ‘계시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주일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킴으로써, 우리는 다음 세대가 혼란스러운 정보와 주관적인 경험 속에서도 하나님의 참된 계시를 바르게 분별하고 건강한 신앙을 형성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
임상훈 학회장.©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

한편, 이날 기조 강연은 이인미 박사(성공회대학교 신학연구원 연구교수,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연구실장)가 ‘진리의 소통가능성과 알고리즘 시대의 기독교교육’을 전했다. 제2회 기독교교육 콘텐츠 공모전 시상식도 있었다.

각 주제 발표는 유지은 박사(안양대)가 ‘기독교인의 사회통합에 대한 인식의 차이’, 이희숙 박사(University of New Orleans)가 ‘창세기 3장을 통한 인간 타락의 심리 신학적 이해 : 트라우마 관점을 중심으로’, 정성일 박사(침신대 대학원)가 ‘액티브시니어 제자훈련 프로그램 개발’, 천혜경 박사(총신대 대학원)가 ‘AI 성경콘텐츠를 활용한 유아교육의 가능성과 한계’, 김서진 박사(서울대)가 ‘랜덤포레스트를 활용한 기독청년의 삶 만족도 예측요인 탐색’, 이지현 박사(이화여대 대학원)가 ‘기독교인 교사의 선교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사례: E대학교 교육과 선교 수업을 중심으로’, 김일희 박사(Wheaton College)가 ‘Prompting a sense of community in Christian college classroom’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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