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내부 모습.
박물관 내부 모습. ©박물관 제공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유대인 학살과 전쟁범죄의 참혹한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지난 19일 열린 개관식에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역사 교육과 인권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이 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한 전시 공간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수용소를 재현한 전시물들을 갖추고 있다. 관람객을 맞이하는 입구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연상시키는 기차 모형이 설치돼 있고, 내부에는 죄수복을 입은 20여 개의 마네킹이 참상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 외에도 생존자들이 기증한 유품과 각종 역사적 기록이 함께 전시된다.

이번 박물관은 키비(KIBI, 한이성경연구소)라는 기독교 단체가 주관해 설립했다. 키비는 1994년 설립 이후 성경을 기반으로 이스라엘의 역사와 회복을 연구하고 알리는 활동을 이어왔다. 박물관 설립도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송만석 키비 대표는 “전 세계에 흩어져 고난을 겪어온 유대인의 아픔을 한국 땅에서도 기억하고 위로하고자 이 공간을 마련했다”며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알리는 것이야말로 이들을 향한 진심 어린 연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총 다섯 개의 주제관으로 구성된다. 나치의 박해와 유대인 학살을 다룬 전시실을 시작으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의 국가 발전, 유대인의 세계사적 공헌, 그리고 한국과의 역사적 연결 지점들이 소개된다. 특히 6·25전쟁에 미군으로 참전한 유대계 병사들의 모습과, 스페인 왕국의 유대인 추방령(1492년) 등도 시각적 자료로 재구성돼 있다.

개관식에 참석한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단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위한 윤리적 책임이기도 하다”며 “이 박물관이 추모를 넘어 교육과 정의, 도덕적 성찰의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키비는 현재 500여 명이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기도 모임과 성경 연구, 교재 제작 활동을 통해 이스라엘의 역사와 문화를 한국 사회에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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