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중북부의 풀라니 유목민
나이지리아 중북부의 풀라니 유목민의 모습.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중부 베누에(Benue)주에서 이슬람계 풀라니(Fulani) 목동들이 또다시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을 감행해 2명이 사망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동일 지역에서 발생한 10명 사망 사건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마비스 에제(Marvis Ejeh) 아가투(Agatu) 지역구의 지방의회 의원은 지난 7일 오투크포(Otukpo) 지역구 오타비-알파(Otobi-Akpa) 마을에서 기독교인 농부 두 명이 무장한 목동들에 의해 피살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들은 모두 아가투 지역 출신으로, 농사는 오투크포 지역에서 짓고 있었다고 전했다.

피살된 이들 중 한 명은 오두그베호(Odugbeho) 지역 마을의 촌장이자 기독교 공동체의 지도자인 토니 아데조(Tony Adejoh)였으며, 다른 한 명은 제리 존(Jerry John)으로 확인됐다.

에제 의원은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의 농장에서 일을 하던 중 매복해 있던 무장 목동들에게 살해됐다”고 CDI와 Morning Star News에 전했다.

현지 주민 노아 우노그우(Noah Unogwu)도 범인을 풀라니 목동으로 지목하며 문자 메시지에서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이러한 살해 행위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가?”라고 탄식했다.

또 다른 지역 주민 데이비드 오크페(David Okpe)는 문자에서 “최근 풀라니 목동들의 공격은 참혹하고 비인간적”이라며 “재산 파괴와 인명 피해 수준은 야만적이다. 안보 당국은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이런 끊임없는 공격을 막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13일에도 동일 지역 오타비-알파에서 풀라니 목동들이 습격을 가해 기독교인 10명이 사망했다. 당시를 목격한 주민 패트릭 고드윈(Patrick Godwin)은 공격 주체가 풀라니 목동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했고, 다수의 가옥도 파괴됐다. 공격은 오후 6시경 시작됐다”고 말했다.

베누에주 하원 의원인 아그보 케네디(Agbo Kennedy)는 해당 공격으로 최소 10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했으며, 이 중에는 5세 어린이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는 “피해자 대부분은 그날 오후 농장에서 돌아오던 길이었다. 시신에는 총상과 마체테에 의한 절단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베누에주 경찰청 대변인 캐서린 아네네(Catherine Anene)는 공격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청장이 추가 병력을 해당 지역에 배치했으며, 범인 추적과 체포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의회 산하 국제종교자유를 위한 초당파 의원모임(APPG)은 2020년 보고서를 통해 풀라니 목동 중 일부가 급진 이슬람 이데올로기를 따르며 보코하람(Boko Haram)이나 ISWAP(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과 유사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그들은 기독교인과 기독교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들을 명백히 겨냥한다”고 지적했다.

CDI는 나이지리아 기독교 지도자들이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반복적인 목동 공격은 사막화로 생존이 어려워진 그들이 기독교인의 땅을 강제로 빼앗고 이슬람화를 추진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도어즈(Open Doors)의 2025년 세계 감시 목록(WWL)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여전히 세계에서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1년간 전 세계에서 신앙 때문에 살해된 4,476명의 기독교인 중 무려 3,100명(69%)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보고서는 “해당 국가의 반기독교적 폭력 수준은 WWL 평가 방식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CDI는 나이지리아 중북부 지역에서 급진 이슬람 성향의 풀라니 민병대가 농촌 기독교 공동체를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북부에서는 보코하람 및 ISWAP 등의 지하디스트 단체가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독교인을 상대로 약탈, 성폭력, 검문소 살해 등을 일삼고 있으며, 최근 납치 후 몸값을 요구하는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한편, 남부 지역으로 폭력이 확산되는 가운데 서북부에서는 라쿠라와(Lakurawa)라는 새로운 이슬람 테러조직이 출현해 고성능 무기와 급진 이슬람 아젠다를 앞세워 활동 중이라고 WWL은 경고했다. 이 단체는 말리에서 시작된 알카에다 연계 조직 JNIM(Jama’a Nusrat ul-Islam wa al-Muslimin)의 지부로 알려졌다.

2025년 세계 감시 목록에서 나이지리아는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50개국 중 7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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