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후보들에게 공동으로 100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경제5단체가 하나의 제언집을 통해 후보들에게 공동 제안을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11일 '미래성장을 위한 국민과 기업의 제안'이라는 제목의 제언집을 발표했다. 해당 문건은 경제 전반에 걸친 100대 정책과제를 담고 있으며, '미래'와 '성장'이라는 두 축에 초점을 맞춰 차기 정부가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구성됐다. 앞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단체장들은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해당 제언집을 전달했으며, 조만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등에게도 순차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경제5단체는 특히 국가 인공지능(AI) 역량 강화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AI 3+3 이니셔티브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향후 3~4년을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골든타임으로 진단하고, 에너지·데이터·인재 등 3대 투입요소와 인프라·모델·AI전환 등 3대 밸류체인 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자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지역 거점 AI특구 지정, 전력·용수 인프라 패스트트랙 제공, 전력계통영향평가 유예 또는 타임아웃제 도입,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요금제 마련 등의 구체적 지원책도 함께 제안했다. 또한 광역지자체별 미래산업과 기술을 지정하고, 인센티브와 규제완화,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메가 샌드박스' 도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 혹은 전담 부처 신설, '메가 샌드박스 특별법' 제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전환에 대한 정책 제안도 포함됐다. 전력망 확충을 위한 개발이익 주민공유제 도입, 분산에너지 특구 내 전기요금 감면 및 요금제 다양화, 분산전원 시스템 조성을 위한 차등요금제 도입, 에너지산업 전체를 아우를 국가에너지위원회 설치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항공우주, 로봇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육성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정부의 마중물 예산과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국내 로봇산업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한 전략도 제안집에 담겼다. 미국의 관세조치에 대응하는 민관합동 협상지원체계 구축과 대미 통상 전략 마련, 무역금융 한도 확대, 수출 신용보증 한도 책정 방식 다양화, 해외인증 애로 해소를 위한 국가 간 상호인증 협정 확대 등의 필요성이 지적됐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고용 정책 제언도 포함됐다. 법정 정년을 일률적으로 연장하기보다는 정년 이후 재고용을 통해 고용을 연장하고, 이에 대한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요구됐다.
노동시장 제도 개선도 함께 언급됐다. 사업장 점거 금지 원칙 확립과 쟁의행위 시 대체근로 허용 등 유연한 노사관계 구축이 필요하며, 근로시간에 있어서는 사업장별 자율성과 노사 간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제5단체는 이번 제언집을 통해 차기 정부가 민간 중심의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구조적 장애물을 해소함으로써 미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0대 정책과제는 대선 이후에도 정부와 기업 간의 정책 협의에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