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과 전쟁이 일어났을 때 미군은 믿을 수 있나”라고 말해 논란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한 야당 의원의 질의에 이런 투로 답변한 건데 국방부 장관으로서 동맹국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
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전작권 조기 전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미국도 이란에 대해 (고전하는 것을) 지금 목도하고 있지 않나. 북한과 전쟁이 났을 때 그런 미군은 믿을 수 있나”라고 했다. 이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국방부는 미군이 이란전에서 고전하고 있는 걸 예를 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국방부의 시각에도 문제가 있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건 이란이 미국에 아직 항복하지 않은 걸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걸 고전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건 잘못이다. 이 전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처럼 침략 전쟁의 성격이 아니다. 지금 이란은 전역이 초토화된 상대로 겨우 버티는 수준이지 미군과 대등하게 싸우고 있는 게 아니다. 이걸 가지고 국방부 장관이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을 믿지 못하겠다고 평가할 정도라면 심한 인지 부조화다.
강 장관의 말대로 미군의 능력이 출중치 못하니 우리가 전작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논리라고 치자. 그러려면 우리 군의 전쟁 수행 능력이 미군보다 월등하거나 최소한 대등한 수준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군은 1975년 베트남전쟁 이후 직접 전쟁을 경험한 적이 없다. 반면에 미국은 전 세계 여러 곳에 미군을 파병해 전쟁을 직접 수행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재래식 무기 보유가 세계 상위 수준이란 것만 가지고 전쟁에서 이길 순 없다. 더구나 상대는 핵무기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집단이다.
최근 군사분계선 남측에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에 우리 장교 등 3명이 큰 부상을 당했다. 북한이 국경 요새화 작업을 하며 지뢰를 매설한 걸 알고서도 아무 대응조치를 하지 않았든, 그런 사실을 몰라서 못 했든 안보에 큰 구멍이 뚫린 거다.
또 최근엔 30대 여성이 민간인출입통제선을 무단으로 넘어 들어와 최전방 GOP 철책에 설치된 경계 감지 센서를 훼손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군은 이 여성을 CCTV로 확인하고도 20시간이 넘게 찾아내지 못하는 등 경계에 허점을 드러냈다.
군 북한의 지뢰 도발에 여론이 들끓자 군은 “단호한 대응”을 공언했다. 그러고 나서 겨우 폭발 현장에 있던 지뢰 몇 개를 제거했다. 전방 초소에서 빈총 경계가 말썽이 일자 철통같은 경계 근무를 다짐했던 군의 경계망도 젊은 민간인 여성에게 여지없이 뚫렸다. 이런 군이 미국을 못 믿겠다며 기어이 전작권을 회수하겠다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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