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물가 상승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규직 임금은 물가보다 빠르게 오른 반면, 비정규직은 평균임금으로 살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양이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27일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올해 6~8월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11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8만8000원보다 2만4000원, 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389만6000원에서 405만2000원으로 15만6000원, 4.0% 올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지난해 180만8000원에서 올해 194만원으로 확대돼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컸다.

올해 6월과 7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3.2%, 2.8%, 3.1%였다. 정규직 평균임금 상승률은 이를 웃돌았지만 비정규직은 밑돌았다. 비정규직의 경우 월급 액수는 늘었어도 물가를 반영한 실질 구매력은 낮아진 셈이다.

◈시간제 근로자 증가, 평균임금 상승률에 영향

비정규직 평균임금이 상대적으로 적게 오른 데에는 근로시간이 짧은 시간제 근로자의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월 비정규직 근로자는 867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0만3000명 늘었다.

이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는 438만2000명으로 15만2000명 증가했다. 전체 비정규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5%로 절반을 넘었다. 시간제는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의 일을 하는 다른 근로자보다 정해진 근로시간이 짧은 근로자를 뜻한다.

일하는 시간이 짧아 월급이 적은 근로자의 비중이 커지면 기존 근로자의 임금이 줄지 않더라도 전체 평균임금 상승률은 낮아질 수 있다. 이번 월평균 임금 격차에는 이러한 근로시간과 인력 구성의 차이도 반영됐다.

김락현 국가데이터처 고용통계과장은 임금 격차 확대에 대해 근로시간이 짧고 임금 수준이 낮은 시간제 근로자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령층과 보건사회복지업의 비정규직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시간제 빼도 물가보다 낮은 상승률… 외식비 부담도 지속

그러나 시간제 근로자를 제외하더라도 비정규직 평균임금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시간제를 뺀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 303만7000원에서 올해 309만8000원으로 6만1000원, 2.0% 증가했다.

전체 비정규직 평균임금 상승률보다는 높았지만, 같은 기간 3% 안팎을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는 낮았다. 시간제 근로자 증가만으로 비정규직의 실질 구매력 저하를 모두 설명하기는 어려운 결과다.

생활 속에서 반복적으로 지출하는 외식비도 임금보다 빠르게 올랐다. 올해 6~8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각각 2.6%, 2.6%, 2.7%로, 전체 비정규직 임금 상승률 1.1%와 시간제를 제외한 상승률 2.0%를 모두 웃돌았다.

가구별 소비 품목과 지출 비중에 따라 체감 부담에는 차이가 있다. 다만 평균임금 증가 폭을 웃도는 생활비 상승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소비와 저축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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