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 박사)가 9일 오후 서울 안암동 소재 크로스빌딩 5층 한국신학아카데미 세미나실에서 ‘구약율법과 신약복음의 구원관’이라는 주제로 2025년 봄학기 ‘혜암 이장식 교수 기념 제2차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김균진 원장의 사회로, 오성종 교수(전 칼빈대 교수, 신약학)가 ‘공관복음의 구원론’이라는 주제로 발제했고, 박경미 교수(이화여대 교수)가 논찬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1차 세미나에선 정일웅 교수(전 총신대 총장)가 ‘구약성서의 율법의 구원관’이라는 주제로 발제했었다.
◆ 접근방법론적 문제에 대해
오성종 교수는 “공관복음 각 저자가 단순한 자료편찬자가 아닌 편저자의 기능을 했다고 보는 오늘날의 학계의 일반적인 이해는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며 “큰 주제로 공관복음의 구원론이라고 붙였지만, 마가의 구원론, 마태의 구원론, 누가의 구원론이라고 나눠 말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했다.
이어 “마가와 마태, 누가가 자신들의 주관적인 기독론과 구원론 등을 복음서를 통해 창의적으로 공표하려 했다는 것은 복음서 저자들의 의도가 아니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예수께서 말씀하신 기독론과 구원론 등을 각자의 독특한 시각과 깨달음을 통해 제시하려고 했다고 보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각기의 복음서를 서술하였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마가복음의 구원론’ 등의 표현은 ‘마가복음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 구원에 관한 가르침’의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누가의 구원론을 논하려 한다면 사도행전을 포함하여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라며 “단순히 누가의 구원론이 아니라, 누가복음의 구원론 즉 누가복음 중에 나타난 구원에 관한 예수님의 교훈을 다루는 것이므로, 누가복음에 한정하여 연구하는 것이 더 온당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세 공관복음에 나타난 ‘구원’에 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다룰 때, 여기서 구원이라는 용어를 어떤 의미로 이해하고 사용할 것인가를 명료하게 확정할 필요가 있다”며 “개혁주의 교의학의 전통에서는 구원론의 정의가 포괄적인 것이 특징이다. 더 나아가 명시적으로 ‘구원, 구원하다’라는 단어와 연결되어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분명히 구원론과 관계있는 용어들과 개념들이 나오는 구절들에 유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 마가복음에 나타난 구원론

오 교수는 “구원은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통해 이뤄지며 그에 대한 기쁜 소식이 하나님의 복음 내지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라며 “그 구원은 하나님께서 범죄한 이스라엘을 정화시킬 것과 하나님께서 범죄하여 포로 되어 간 이스라엘 민족의 죄를 용서하고 그들을 정치적으로 회복시키며 왕으로 통치하실 것이라는 말라기 3:1과 이사야 40:3의 예언은 그리스도의 중심적으로 그리고 모형론적으로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 예수를 통하여 성취되었다”고 했다.
이어 “구원은 죄와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결과된 율법의 저주에서의 구원이므로 신적인 죄 사함의 은혜를 받는 것이 구원의 근본과 시작이며 이 죄사함은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의 대속의 죽음을 통해 얻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원은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에 대한 소식을 듣고 그를 믿음으로 얻는 것이지만, 신자와 제자가 된 자는 또한 하나님의 아들-왕-메시아 예수에 대한 믿음은 자신의 뜻을 버리고 하나님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십자가 죽음의 길을 가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하여 절대적 헌신과 순종이 결여된다면 예비된 내세의 영생, 하나님의 왕적 통치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했다.
◆ 마태복음의 구원론
그는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를 통해 ‘하늘 아버지의 자녀’된 구원받은 제자들은 메시아를 따르는 제자와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살지 않는 자는 그리스도의 참 제자라고 볼 수 없고, 위선자이며 가짜 제자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재림과 최후 심판 때에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즉 마태에게 있어서 믿음 또는 구원과 윤리적 행위는 구별되나 분리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너희는 세상의 소금·빛이다는 말씀은 메시아를 통해 받은 새로워진 신분이 먼저이며 은혜이나, 정체성과 신분에 상응한 삶을 열매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는 말”이라며 “그러나 마태는 여기서 행위구원론이나 구원에 있어서 신인협동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행위는 참 제자에게 따르는 열매이지 구원받기 위한 공로는 아니”라고 했다.
더불어 “마태는 죄 사함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으심을 통해 은혜로 받는 것임을 분명하게 한다”며 “그러나 제자이며 하늘 아버지의 자녀가 된 자는 세상에서 새로워진 신분에 상응하게 엄한 요구를 받는 자이며, 신앙고백은 하나 제자도를 실천하지 못하는 자는 가짜 제자이므로 내세에 하나님의 왕적 통치, 영생에 들어가지 못할 것을 말한다”고 했다.
◆ 누가복음의 구원론
오 교수는 “하나님께서 구약에서 약속하신 구원의 계획에 따라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에 오셔서 대속의 죽음을 죽으시고 부활·승천하시어 주와 그리스도와 구주가 되셨는데, 그를 통하여 죄 사함을 받고 구원을 받는다”며 “인간은 죄 사함 받음을 통해 영적으로 눈을 뜨게 되고 마귀의 속박에서 자유케 된다. 이 구원의 소식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라고 했다.
이어 “복음을 듣고 믿어 죄 사함을 받아 구원 받은 신자에게 하나님 아버지의 약속을 따라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보내주신다”며 “그래서 성령의 충만을 받은 신자는 확신과 담대함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고 박해 속에서도 기쁨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은 신자는 세상의 욕심을 버리고 변화된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철저한 자기 부인과 그리스도와 복음에 대한 헌신을 추구하는 제자도의 삶을 요구받는다”며 “그리스도에 대한 신자의 헌신과 절제와 봉사와 증인의 삶은 어떻게 살 수 있는가. 오직 성령을 받아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면 능력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발제 이후 논찬을 한 박경미 교수는 “저자가 규정한 공관복음서의 구원론적 동기는 사실상 공관복음서에 나타나는 예수의 가르침과 구원사역 전반을 망라한다”며 “따라서 공관복음서에서 구원론은 ‘그리스도론에 종속된다’는 입장에서 공관복음서의 구원론을 기술하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비판적 성서연구 초기부터 제기되었던 이 방법론적 문제의 근저에 깔려 있는 신학적 논점은 고전적 언어로 표현하자면, 역사와 신화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며 “역사적 예수 연구에서 제기되는 방법론적 문제는 비판적 역사 연구의 결과 얻어지는 예수상과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 사이의 관계를 해석학적으로 어떻게 기술하느냐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저자는 역사비판의 결론들을 일정 부분 전제하면서도 ‘적절하지 않다. 옳지 않다’는 등 단언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예수가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 그리스도 계시와 그 수용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밝히는 데 역사비판적 방법론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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