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키야니 박사
하비 키야니 박사.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하비 키야니 박사의 기고글인 ‘우리의 왕은 오직 가이사이다’(We have no king but Ceasar!)를 15일(현지시각) 게재했다.

키야니 박사는 말라위 선교사이자 신학자로서 CMS(영국) 개척자 미션 트레이닝의 아프리카 기독교 프로그램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예수님께서 사셨던 세상은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분이 계시던 시대 역시 혼란으로 가득했고, 로마는 당대 최고의 제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려 했다. 예수님은 아우구스투스 황제 통치 시기에 태어나 디베리우스 황제 치하에서 십자가에 달리셨다.

잔혹한 통치로 악명 높았고, 베들레헴의 아이들을 학살하라고 명령한 헤롯 대왕이 죽은 뒤, 아우구스투스는 그의 왕국을 네 아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러나 기원후 6년, 아우구스투스는 아켈라오를 폐위시키고 유대, 갈릴리, 그리고 팔레스타인 전역을 공식적으로 식민지로 삼았다.

로마의 압제 아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극심한 공포 속에 살아야 했다. 로마는 총독과 행정관을 파견했고, 백성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으며, 세리들은 그 틈을 타 자신들의 부를 축적했다. 팔레스타인 곳곳에는 로마 병사들이 넘쳐났다. 로마는 시리아와 이집트에 군단을 주둔시켜 언제든 저항이나 반란을 진압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있은 지 겨우 40년 뒤인 70년, 티투스 장군이 이끄는 로마 군대는 예루살렘을 초토화시키고, 그 주민 대부분을 흩어버리는 참사가 일어났다. 그 전 수십 년 동안에도 희망을 품는 것은 쉽지 않았다. 로마의 멍에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라도가 예수님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하고 그를 놓아주려 했을 때, 사람들은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다. 빌라도는 그들을 조롱하듯 예수를 "너희 왕"이라 부르며 내세웠고, 이에 대제사장들은 "우리에게는 가이사 외에는 왕이 없다"고 선언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이들 중 일부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호산나!"(참고로 이는 “우리를 구원하소서”라는 뜻이다)를 외치며 예수님을 맞이했던 사람들일 수 있다. 아켈라오가 폐위된 지 25년이 지나도록 유대인들은 식민 지배에 깊이 익숙해졌고, 이제는 가이사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믿게 되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 대신 가이사를 선택함으로써, 진정한 왕이신 메시아를 거부하고 세상의 통치자를 따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식민 지배의 영향이 너무도 깊숙이 뿌리내려서, 그들은 자신들을 억압하던 자, 디베리우스를 자신들의 “메시아”로 받아들였다.

가이사에 대한 이 충성은 단순한 정치적 타협이 아니라, 깊은 영적 배신이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영원한 왕권은 보지 못한 채 제국의 권력에 희망을 두었다. 하나님께서 온 인류를 위한 해방을 주시려 했음에도, 그들은 배타적이고 억압적인 로마 제국의 힘을 택했던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이들과 같은 선택을 하고 있는가? 우리가 안락함, 권력, 인정욕구가 마음을 지배하도록 내버려둘 때, 우리는 그들과 같은 외침을 반복한다. 성공을 정직보다, 안정을 신실함보다 우선시할 때, 우리 역시 "우리에게는 가이사 외에는 왕이 없다"고 고백하는 셈이다.

하지만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은 다르게 살아야 한다. 우리의 왕은 그리스도이시며 정의와 자비, 진리로 다스리시는 분이시다. 우리에겐 더 이상 가이사가 없다. 그리스도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지만, 오직 그 나라만이 영원히 지속된다. 우리가 영원한 영광을 일시적인 권력과 맞바꾸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부활절을 맞이하며, 우리의 참된 통치자는 그리스도이심을 기억하길 바란다. 우리의 말과 삶으로 담대히 외쳐라: “우리에겐 가이사가 없다. 오직 진정한 왕, 예수 그리스도만이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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