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권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두관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주요 주자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지도부 체제를 재정비하며 경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경선 체제 전환 본격화
민주당에서는 7일 오전, 김두관 전 의원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는 조기 대선이 확정된 이후 민주당에서 나온 첫 공식 출마 선언으로, 김 전 의원은 선언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의 묘소를 참배하며 정치적 상징성을 더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주 중반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대선 출마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8일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일을 지정하면 곧바로 사퇴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퇴는 이르면 9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화될 수 있으며, 이후 박찬대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당은 곧바로 경선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경선 일정을 준비하며 당규를 정비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경선은 약 2~3주간 진행되며, 이달 말에는 대선 후보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재명 대표 외에도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전재수 의원,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기류 속에서 김동연 지사를 제외한 다수 인사는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상황이다. 한편, 박용진 전 의원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경선에서 빠졌다.
◈국민의힘, 선관위 출범과 지도부 재신임
국민의힘은 7일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조기 대선으로 일정이 빠듯해진 상황에서 숙려 기간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대선 체제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지도부 교체에 대한 당내 일부 요구도 있었지만, 권영세·권성동 체제를 유지하며 현실적인 선택을 택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비대위에서 선관위를 구성하고 발족을 결정했다"고 밝혔으며, 지도부 재신임은 의원총회에서 박수로 추인됐다고 설명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이제라도 빠르게 대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사실상 후보가 정해진 상태다. 이번 달은 우리 당의 시간이고, 다음 달은 양당 후보 간 본격 대결의 시기"라며 "다음 달 4일 이전까지 경선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자들, 대선 행보 본격화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는 11일 대구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시의회와 대구시청, 시청 직원들에게 차례로 퇴임 인사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8일 국무회의 이후 출마를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측근에 따르면 김 장관은 장관직 사퇴 후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지지율 1위인데 출마를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번 주 중반 광화문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그는 "광화문은 국민 통합의 상징"이라며 출마 선언 장소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고, 여의도 인근에 선거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서울 대하빌딩에 대선 캠프 사무실을 가계약했다. 같은 건물은 김대중, 박근혜, 윤석열 전 대통령들이 대선 당시 사용했던 장소로, 홍준표 시장도 이곳에 사무실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SNS를 통해 대선 출마 의지를 시사했고,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의원, 김태흠 충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등 여권 중진들과 광역단체장들도 잠재적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야 모두 조기 대선이라는 중대한 변수 앞에서 전략 마련과 경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경선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대선 정국은 한층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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