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하향 조정하며 저성장을 공식화했다. 이는 1월 수정 전망치(1.6~1.7%)보다도 낮은 수치다.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이는 11월 전망치(1.9%)보다 0.4%포인트, 1월 수정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다. 2025년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유지됐다.
최근 한은은 지속적으로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지난해 2월 2.3%였던 성장률 전망치는 5월 2.1%, 11월 1.9%, 1월 1.6~1.7%로 조정된 바 있다.
한은의 전망치는 국내 기관보다 낮지만 해외 투자은행(IB)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2.0%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1.1%에서 1.0%로, JP모건은 1.3%에서 1.2%로 하향했으며, 씨티은행은 1.4%, 모건스탠리는 1.5%를 전망했다.
한은은 성장률 하향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의 관세정책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이로 인해 수출과 내수 모두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며, 최악의 경우 성장률이 1.4%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성장률에 대해서는 "글로벌 성장세 둔화 및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1.8% 성장할 것"이라며, 주요국 통상정책과 정부 경기부양책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종전 전망치인 1.9%를 유지했다. 한은은 "고환율 등의 상방 요인과 낮은 수요압력,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내수 회복 속도와 환율·유가 변동이 주요 변수라고 밝혔다.
경상수지는 종전 전망치(800억 달러)보다 낮은 750억 달러로 예상됐다. 수출 증가세 둔화가 우려되며, 환율 상승에 따른 해외소비 감소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일부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지난해 16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조업의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투자 위축과 내수 회복 지연이 건설업 및 대면서비스업의 고용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무역 갈등의 전개 양상이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히며, 다양한 시나리오별 전망치도 제시됐다.
"미국이 올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낮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내년에는 완화할 경우, 올해 성장률은 1.6%, 내년 성장률은 2.1%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과 여타 국가들이 상호 보복 관세를 대폭 부과하고 고관세 체제가 지속될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각각 1.4%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올해 1~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5%, 0.6%, 0.5%로 제시했으며, 분기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 1.9%, 2.0%로 전망했다.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률 예측 신뢰도와 정책 대응의 적절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은행은 경기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중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성장 경로는 글로벌 통상정책과 국내 경기부양책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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