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실러 감독
스티브 실러 감독. ©musicforthesoul.org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스티브 실러 감독의 기고글인 ‘음악이 고통을 치유하는 3가지 방법’(3 ways music therapy heals our pain)을 9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실러 감독은 Music for the Soul의 창립자이자 감독이며 기독교, 컨트리, 팝 장르에서 500곡 이상의 노래를 녹음한 작곡가이자 음악 프로듀서로, 현대 기독교의 상위 10곡 중 9곡과 45곡을 포함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 and Therapy)에 발표된 연구 리뷰에 따르면, 음악 치료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력, 주의력, 방향 감각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Dr. Oliver Sacks)는 음악이 마비된 파킨슨병 환자에게 움직임을 유발하고, 투렛 증후군 환자의 틱을 진정시키며, 자폐증 환자의 신경학적 장벽을 뛰어넘도록 돕는다고 기록했다.

1697년 극작가 윌리엄 콩그리브(William Congreve)는 희곡 The Mourning Bride에서 "음악은 거친 야수를 달랜다(Music soothes the savage beast)"라는 유명한 구절을 남겼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 과학은 점차 콩그리브가 직관적으로 이해했던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음악은 다른 어떤 것과도 다르게 우리의 뇌에 영향을 미친다. 다음은 음악이 치유의 도구로 사용되는 세 가지 방식이다.

1. 음악은 우리를 행복한 기억 속으로 데려간다

어디에 있든, 캐럴 킹(Carol King)의 I Feel the Earth Move Under My Feet를 들으면 나는 다시 15살 소녀가 된다. 내 친구 로빈과 함께 산타모니카 해변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물론, 나는 운전할 수 없는 나이라 엄마가 동행했었다.)

테네시주 컴벌랜드 퍼니스(Cumberland Furnace)에 위치한 On Site Workshops의 음악 서비스 디렉터인 타일러 헤이즈-루에프(Tyler Hayes-Rueff)는 클라이언트들이 자신만의 노래를 만들어 인생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녀와의 대화 중 그녀가 한 말이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았다. “음악이 기억한다(The music remembers).”

과거 로스앤젤레스에서 살 때, 나는 매주 요양원을 방문하는 교회 사역팀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봉사한 적이 있다. 그곳에는 항상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한 여성이 있었다. 그런데 음악이 시작되면 그녀는 갑자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어떤 찬송가든 가사를 정확히 기억했다. 하지만 연주가 끝나면 그녀는 다시 조용한 세계로 돌아갔다. 음악이 기억했던 것이다.

알츠하이머 및 치매 관련 증상을 겪는 환자 가족을 돕는 카를라 거스리(Carla Guthrie)는 특정 기억이 저장되는 뇌 부위를 보여주는 다이어그램을 내게 보여주었다. 그녀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기억이 하나씩 사라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는데,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것은 ‘음표’였다. 즉, 음악은 가장 오랫동안 기억되는 요소다.

2. 음악은 우리의 뇌를 치유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트라우마가 주로 뇌의 우반구에서 처리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멜로디 또한 주로 우반구에서 처리되며, 반면 언어는 좌반구에서 처리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래에 가사가 더해지면 뇌의 양쪽을 모두 활성화하게 된다. 멜로디는 단어에 추가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이로 인해 노래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힘을 갖는다.

결과적으로, 노래는 단순한 언어적 표현을 넘어서 멜로디의 힘을 통해 감정을 해방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치유 음악, 특히 언어 처리 능력을 활용하는 ‘치유 노래’는 사람들이 고통을 극복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음악은 또한 감정을 빠르게 처리하는 뇌의 변연계(limbic system)와 상호작용하며, 즉각적인 감정 반응을 유발한다. 우리는 치료사들로부터 “우리의 Music for the Soul 컬렉션에 있는 노래가 몇 달간의 상담치료보다 단 몇 초 만에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뉴욕 이타카 칼리지(Ithaca College)의 음악 학장인 칼 폴크넥(Karl Paulknack)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단순한 엔터테이너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응급구조원, 소방관, 또는 구조 작업자에 더 가깝습니다.”

3. 음악은 감정을 깨우고 회복을 돕는다

음악이 우리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기분이 우울할 때도 특정 노래를 들으면 예전의 즐거운 기억이 떠오르며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은 단순히 기분을 바꾸는 것을 넘어, 강력한 치료적 도구가 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감정적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군인, 경찰, 소방관, 응급 구조원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신체적·언어적 학대, 예상치 못한 사망 사건 등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통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적 고통을 마주하는 것을 피하고, 방어벽을 세워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이때 음악은 방어벽의 틈 사이로 스며들어 굳게 닫힌 마음을 부드럽게 열어준다. 그리고 그 열린 마음에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가 스며들 때, 비로소 치유 과정이 시작될 수 있다.

치유 노래는 특정한 감정이나 문제를 다루도록 의도적으로 작곡된다. 가사가 누군가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반영할 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건 바로 내 이야기예요!”

특히 멜로디와 리듬은 기억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노래를 통해 전해진 메시지는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한 가정폭력 생존자는 우리의 Innocent Child라는 노래를 듣고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평생 저에게 ‘너는 죄 없는 아이였어’라고 말해줬지만, 저는 한 번도 믿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늘 당신의 노래를 듣고 처음으로 그것이 사실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처럼 음악은 우리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하나님은 음악을 통해 치유하신다

과거 American Bandstand TV 쇼에서 진행자 딕 클라크(Dick Clark)는 방청객들에게 “이 노래를 왜 좋아하세요?”라고 묻곤 했다. 대부분의 대답은 같았다. “비트가 좋고 춤추기 좋아요.”

음악은 단순한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음악은 우리의 이야기와 만나면서 진정한 치유의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 안에서 놀라운 일을 행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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