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올루월 올로핀자나 박사(Dr Israel Oluwole Olofinjana)
이스라엘 올루월 올로핀자나 박사(Dr Israel Oluwole Olofinjana). ©ctcollege.org/teaching-team/revd-dr-israel-olofinjana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이스라엘 올루월 올로핀자나 박사의 기고글인 ‘4차 로잔대회 이후에 보여지는 글로벌 기독교와 토착 기독교의 차이점’(The difference between global and indigenous Christianity on display at Lausanne 4 and beyond)을 14일(현지시간) 개제했다.

올로핀자나 박사는 영국 복음주의 연합기구인 ‘One People Commission of the UK Evangelical Alliance’ 위원회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지난 2024년 9월 인천에서 개최된 제4차 로잔 세계 복음화 대회에 참석했던 5,394명 중 한 명으로서, 전 세계 200개국에서 모인 참석자들과 함께한 것은 영광이었다. 서울에서 개최된 4차 로잔대회와 더불어 한국의 기도원 방문이라는 두 가지 경험은 제게 깊은 영적 울림을 주었으며, 이를 통해 세계 기독교와 토착 기독교의 차이점을 돌아볼 수 있었다.

제4차 로잔대회는 복음 전파와 세계 복음화라는 대회의 핵심 사명을 잘 구현한 행사였다. 문화 간 복음 전파에 중점을 둔 전도자들은 대회의 프로그램을 높이 평가했으며, 말씀 선포와 복음 실천을 통합하려는 이들은 다소 아쉬움을 느꼈을 수 있었다.

한국 교회의 뛰어난 계획력과 조직력을 목격한 것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유럽 교회에서는 종종 서구 교회만이 계획 및 행정에서 우월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한국 교회는 전 세계에서 온 5,394명의 참석자들에게 매일 식사를 제공하고, 환영 카드와 미소로 대접하며, 공항과 숙소 간 교통을 원활히 제공하는 모습을 통해 이러한 고정관념을 깼다. 기도와 조직력을 모두 갖춘 다수 세계(Majority World) 기독교의 진가를 보여준 사례였다.

참가자와 발표자의 다양성도 긍정적이었다.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유럽이 고르게 대표되었지만, 여전히 북미 중심의 영향력이 감지되었다. 이는 대회가 진정한 토착 기독교보다는 서구 영향력이 강한 세계 기독교를 더 강조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진정한 대표성을 확보하려면 단순히 참가자의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구조적 권한과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평등이 필요하다.

서울에서 경험한 또 다른 중요한 순간은 한국의 갈멜산 기도원을 방문한 일이었다. 기도원은 한국 교회가 보여주는 기도의 강렬함과 토착적 표현을 목격할 수 있는 장소였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한국 교회는 기도로 나아갔고, 이 기도 운동은 아프리카를 포함한 여러 다수 세계 기독교에 영감을 주었다.

기도원에서 한국 전통 방식으로 바닥에 앉아 기도하는 이들을 보며, 저 역시 나이지리아에서 자라며 경험했던 아프리카 토착 기독교를 떠올렸다. 제가 속한 "알라두라"(기도를 사랑하는 자들)로 알려진 교회 운동은 서구 선교의 영향을 거부하고 독립적이며 자생적인 신앙 표현을 추구했던 아프리카 독립 교회(AIC)의 한 갈래였다.

지난 로잔대회에서 한국 교회의 역사를 다룬 드라마와 합창단의 공연이 있었다. 그러나 서구 예배곡과 서구 중심의 표현이 많아, 대회 장소가 아시아임에도 불구하고 토착 아시아 기독교의 정수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제4차 로잔대회와 한국 기도원에서의 경험은 유럽 교회가 상호문화적 접근 방식을 어떻게 개발할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구 중심의 세계 기독교 접근법은 다문화적 표현을 가능하게 할 수 있지만, 이민자 공동체의 진정한 소속감과 통합을 방해할 수 있다. 반면, 토착적 접근법은 각 문화가 가진 고유한 신앙 표현을 존중하고 강화한다.

유럽에서는 유럽 토착 기독교와 다수 세계의 토착 기독교가 공존하며 상호 배워가는 "상호 토착적 기독교(Mutual Indigenous Christianity, MIC)"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켈트 기독교와 아프리카 기독교가 함께 공존하며 상호 배워가는 것은 유럽 교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이를 위해 유럽과 다수 세계의 교회 지도자들은 권력 역학을 고려하며 상호협력적이고 평등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서구 중심의 대화 구조를 넘어, 다수 세계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관점과 신앙 표현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4차 로잔대회는 복음화와 세계 기독교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만, 서구 중심의 영향에서 벗어나 다수 세계 기독교의 진정한 목소리를 드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의 교회는 진정한 상호문화적 비전을 추구하며 하나님 나라의 완전한 다양성을 경험해야 할 것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