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마틴 휘톡 목사(Martyn Whittock)의 기고글인 ‘교회와 시간의 역사’(The Church and the history of time)를 12일(현지시간) 개제했다.
휘톡 목사는 영국 국교회의 역사학자이자 평신도 목사로 사역하고 있으며 56권의 책을 저술한 저자, 공동 저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다양한 역사적, 신학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우리가 살아가며 시간의 흐름을 의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해가 뜨고 지면서 하루가 지나고, 이를 측정하기 위해 해시계와 같은 간단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태양의 고도가 위도에 따라 달라지면서, 해시계의 그림자는 일정하지 않다. 게다가 하루의 길이도 고정적이지 않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우리는 계절과 한 해의 흐름을 경험하며 시간의 개념을 형성해왔다.
시간 측정의 기원
달의 변화는 한 달이라는 시간 단위를 제공하며, 태양 주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나타낸다. 선사 시대의 석조 유적(예: 에이브베리, 스톤헨지 등)은 태양과 달의 특정 위치(여름 일출, 겨울 달출 등)에 맞춰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계절적 의식과 농업 활동에 연관되어 있다.
별자리 역시 초기부터 계절과 문화적 이벤트를 표시하는 데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약 30,500년 전 매머드 상아에 새겨진 별자리(오리온자리로 추정)와 기원전 1,600년경 바빌로니아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동아프리카의 보라나족은 오리온자리 근처 별 무리를 관찰해 복잡한 달력을 만들기도 했다.
하루, 주, 년의 기준
하루: 하루를 나누는 방식은 문화마다 다르다. 유대교에서는 하루가 해질녘부터 시작되며, 이는 예수가 금요일 해질녘 전까지 묻혀야 했던 이유와 연결된다. 24시간 하루 개념은 이집트 신왕국에서 시작되었으며, 후에 히파르코스와 이슬람 학자 알마라쿠시가 이를 발전시켰다.
일주일: 오늘날 세계 대부분이 7일 주기를 사용하지만, 고대 이집트는 10일, 에트루리아인은 8일 주기를 사용했다. 로마 제국은 4세기경 기독교 영향을 받아 7일 주기를 채택했으며, 321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이를 공식화했다. 유대교의 창조 신화는 7일 주기의 기원이 되었고, 이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에도 영향을 미쳤다.
1년: 바빌로니아인들은 12개월로 구성된 360일의 해를 사용했으며, 중국에서도 유사한 12개월 체계가 약 4,000년 전부터 존재했다. 그러나 지구 자전축의 세차 운동으로 인해 실제 태양년(365.24219일)과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율리우스력(365.25일)이 도입되었으나, 이후 158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그레고리력으로 수정해 오늘날의 기준이 되었다.
시간의 표준화
19세기 이전 영국에서는 각 지역이 서로 다른 '지역 시간'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옥스퍼드 시간은 런던 시간보다 5분 느리고, 브리스톨은 10분 느렸다. 그러나 철도 시스템의 발달로 1840년부터 표준 시간이 도입되었고, 1880년 영국 전역에 단일 시간 체계가 법으로 제정되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시간의 개념은 수천 년에 걸친 문화적, 역사적 노력의 산물이다. 새해를 맞이하며 이 복잡한 과정을 떠올려 보며, 새해의 시작을 축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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