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이 새로운 총재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간사장을 선출했다. 이시바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7) 현 총리의 후임으로, 다음 달 1일 임시국회 지명 투표를 거쳐 일본의 102대 총리로 공식 선출될 예정이다.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는 치열한 경쟁 끝에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1차 투표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보담당상이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가 역전승을 거두며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시바는 결선 투표에서 총 415표 중 215표를 획득해 194표를 얻은 다카이치를 21표 차이로 제쳤다. 구체적으로 이시바는 국회의원표 189표, 도도부현련 26표를, 다카이치는 국회의원표 173표, 도도부현련 21표를 각각 얻었다.
새 총재로 선출된 이시바는 승리 연설에서 2012년 자민당의 정권 탈환 당시를 회상하며, "자유롭고 활달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자유민주당, 공평하고 공정한 자유민주당, 그리고 겸허한 자유민주당으로 모두가 한마음으로 정권을 탈환했다. 다시 한번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시다 총리의 퇴임에 대해 "다시 한 번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결단했다"고 평가하며, "일심이 되어 거기에 응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시바는 일본 정치권에서 한일관계에 비교적 유연한 '비둘기파'로 분류되어 왔다. 이는 향후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의원(하원) 돗토리1구를 지역구로 둔 12선 중진인 이시바는 정치 경력이 풍부하다. 2002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방위청 장관으로 첫 입각한 이후 방위대신, 농림수산대신을 역임했다. 2012년 총재 선거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패배했지만, 이후 당 간사장과 지방창생담당대신을 맡아 정권을 지원했다.
최근 몇 년간 이시바는 전국을 돌며 강연 활동을 펼치고, 정책 스터디를 통해 자신의 정치 비전을 다져왔다. 특히 최근 불거진 자민당 파벌의 정치자금 파티 문제와 관련해 "돈에 좌우되지 않는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시바의 총재 당선으로 일본 정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의 리더십 아래 자민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한일관계를 비롯한 대외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일본 국내 정치 개혁과 경제 회복에 대한 이시바의 구체적인 정책과 그 실행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다음 달 1일 임시국회 지명 투표를 거쳐 공식적으로 일본의 새 총리로 취임하게 된다. 이후 새 내각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국정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여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이시바의 총리 선출은 사실상 확정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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