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발전에는 기독교인을 포함한 소수종교인의 역할이 중대하며, 서구 정부는 이 지역의 종교자유 확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료사진

중동의 민주주의 정착과 사회 발전은 종교자유 없이 이뤄질 수 없으며, 따라서 이 지역 소수종교인들의 상황에 서구 정부들의 관심이 필요로 된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전 미국 국무부 관리이자 중동 지역 전문가인 앤드류 도런(Andrew Doran)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온라인판에 기고한 '왜 중동 발전과 종교자유는 불가분의 관계인가(Why religious freedom is inseparable from progress in the Middle East)'란 글에서 이 같이 밝혔다.

도런은 먼저 2011년의 '아랍의 봄'이 또 한 차례 중동 지역을 휩쓸고 있다며, 나라마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민족적 배경이 다르므로 그 갈등의 양상도 다르지만 그 공통점은 "현대성과 이슬람 근본주의의 충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 충돌의 핵심에는 현대성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서구에 대한 적개심이 자리잡고 있다. 서구의 발전을 로드맵 삼아 중동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서구=부패와 문란함"이라는 등식과, 이슬람은 서구의 영향에서 벗어나 '정화'되어야 한다는 근본주의적 시각 역시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도런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외치며 과거 이슬람의 영광으로의 회귀를 외치는 이들이 간과하는 것은, 이슬람의 전성기는 비이슬람, 즉 타종교의 문화까지도 흡수하는 포용적인 정책을 펼쳤던 초창기와 중간기였다는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대 무슬림과 유대인, 기독교인이 함께 이뤄낸 문화적 성취의 우수성을 예로 들며, 이같은 역사에서 오늘날 중동은 배울 것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세계는 날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고 문화적 충돌은 더 잦아지고 있다"며 "이같은 현대화의 과정에서 소수종교인, 특히 서구와의 다리가 될 수 있는 기독교인의 역할은 매우 중대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중동에서 기독교인이 지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그들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도 그는 언급했다.

다만, 문제는 "서구와의 다리"가 될 수 있는 그들의 존재가 근본주의자들에게는 제거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기독교인에 대한 반감을 일으키기 위해, 이들을 '서구 세계와의 매개체'가 아닌 '서구 그 자체'로 동일시하는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최근 많은 기독교인이 중동 지역을 떠나고 있으며, 이는 무엇보다도 늘어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박해 때문이다.

그는 "기독교인 한 명이 사라질 때마다 근본주의자들에게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세계로 중동을 재개편한다는 목표가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동의 현대화와 발전을 위해서 기독교인을 포함한 소수종교의 존재의 필요를 역설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서구 정부의 노력은 과거에 비하면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그 이유는 "세속주의화"다. "서구의 급격한 세속주의화로 인해 종교자유를 위한 정부들의 노력은 과거에 비해 쇠퇴했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 발전을 지지하는 중동의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서구 정부들이 정치적 이슬람과 극단주의를 허용하는 모습은 매우 혼동스럽게 다가올 것이며, 때로는 배신감까지 느끼게 할 것이다"며, 소수종교 보호와 종교자유 확대를 위한 서구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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