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신학 출간기념 컨퍼런스
기술신학 출간기념 컨퍼런스 참석자 기념 사진. ©장지동 기자

기술신학 출간기념 컨퍼런스가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재 수서교회(담임 황명환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 HTSN·문화신학회의 주관으로 열렸다.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 HTSN(Human-Technology-Symbiosis Network)은 오늘날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기술과 과학의 발전이 인류와 생태 문명의 공생을 지향하도록 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과 미래교회의 지속적 발전을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는 단체이다.

컨퍼런스는 김은혜 대표(HTSN)의 인사말, 황명환 목사의 축사 및 기도, 김상덕 박사의 행사 안내. 발제, 서덕영 명예교수(HTSN 경희대)의 논찬,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기술신학 출간기념 컨퍼런스
HTSN 김은혜 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먼저 인사말을 전한 김은혜 대표는 “하나님께서 HTSN 단체를 통해 기술과 인간이 협력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서 더 확장시키고, 기독교의 진리를 전파할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와 세계 교회 속에서 공적인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는 단체로 성장하게 되길 바란다”며 행사와 출판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진 발제 순서에선 △김승환 교수(HTSN, 장신대)가 ‘디지털 종교와 온라인 교회에 관한 연구’ △박일준 교수(HTSN, 원광대)가 ‘연장능력(Extendibility)으로서 기술과 인간의 재해석’ △손화철 교수(HTSN, 한동대)가 ‘첨단기술과 한국교회: 메타버스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기술신학 출간기념 컨퍼런스
김승환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전환, 한국교회는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

김승환 교수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예배 환경 접목은 종교의 디지털화를 앞당겼다”며 “한국교회는 여전히 디지털 실존을 인정하는 것에 소극적이며, 디지털 교회론의 구축에 대해 비판적이여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회의 소통과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또한 “디지털 원주민으로 일컫는 세대들에 대한 종교성에 관한 이해 부족으로 이들에게 어떻게 신앙교육과 복음전도를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매체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매체의 특성에 대한 이해와 함께 디지털 문해력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전환되는 지금, 교회론에서 ‘함께 모임’의 의미가 온라인·오프라인의 구별이 아닌 시공간적 의미를 넘어서는 초연결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며 “변화의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온라인의 보완으로 오프라인이, 오프라인의 재현으로 온라인이 상호적인 관계를 맺어갈 때 우리는 더 본질적인 교회를 세워나갈 수 있다”며 “온라인 교회의 여러 가지 한계에도 새로운 종교개혁의 시발점으로 바라보면서 위기가 가져다준 기회를 발판삼아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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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 존재란 무엇인가?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박일준 교수는 “존재란 무엇인가. 이를 어떤 한 개념이나 단어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여기서 우리는 존재가 ‘거기-있는-존재’의 모습으로 자신을 구현하는 모습, 즉 존재의 ‘연장능력’ 개념을 볼 수 있다”며 “왜냐하면 존재란 스스로 드러낸 방식과 구별된 어떤 것이 아니라, 그 방식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며, 바로 그런 의미에서 존재는 그 자체와 다른 존재 즉 ‘거기-있음’으로 스스로 연장해서 드러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인간이 기계와 디지털 장비로 스스로를 연장해나가는 포스트휴먼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이 존재의 본질이 이 연장능력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그렇기에 우리는 다른 존재 혹은 장비로 우리의 인간됨을 연장하며, 행위자-네트워크로 삶을 구현해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가 기술을 통해 실현해나가는 것에는 바로 존재의 진리 혹은 진실이 담겨 있는 것“이라며 “그 담겨 있는 진실이란 무엇인가. 바로 ‘존재’라는 초월적 운동이 자신과 다른 거기(da)로 내려가 함께 삶을 만들어나가는 것, 바로 그것이 존재의 진실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또한 “초월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넘어 별도의 독립된 초월적 시공간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현실 안에서 우리가 유전적·문화적으로든 혹은 개인의 습관을 통해서든 물려받은 기존의 사유와 행동의 반복들을 넘어 새로운 현존재를 구성해나가는 것, 그 초월의 영속적 패턴이 존재의 진실일 것”이라며 “여기서 핵심은 존재가 현존대로 연장되어 함께 삶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이 연장능력이 존재의 힘이면서 존재 자체가 아닌가”라고 했다.

아울러 “인간을 조망하는 관점의 변화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윤리적 응답-능력을 발휘해나갈 수 있을 것이냐의 문제가 첨단기술 시대 윤리의 핵심일 것”이라며 “불행이도 우리는 이제 인간의 행위주체성이 발휘하는 전개와 발전에 전적으로 책임을 발휘할 수 있는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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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화철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 교회는 첨단기술을 어떻게 수용하고 사용해야 하는가?

다음 마지막 세 번째로 발제한 손화철 교수는 “첨단기술이 그 영향력을 점점 확대해가면서 기술에 대한 신학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이 요구는 서양의 근대 기술을 도입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국교회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기술과 인간됨, 혹은 인간 이해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은 기독교에 큰 함의가 있다”며 “사람이 다스리고 돌보는 자연을 논하고, 사람을 사랑하셔서 스스로 인간의 몸을 입으신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는 기술이 드러내는 새로운 인간 이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기술철학에서 다루는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교회와 신학이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주제가 된다”고 했다.

손 교수는 “교회는 첨단기술을 어떻게 수용하고 사용해야 하는가. 특히 메타버스처럼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는 기술 분야의 대유행이 예측될 때 교회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라며 “먼저는 거리두기와 관찰하기다. 메타버스처럼 실험적인 단계에 있는 기술의 경우 유익과 부작용을 모두 관찰한 후 교회가 도입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또 “둘째는 검증하기다. 기술신학이 다루어야 할 주제는 다양한다. 시급한 것은 교회가 마주하는 여러 기술에 대한 신학적 함의의 분석과 평가다. 이는 기술사회라는 총체적인 차원에 대한 이론적 분석으로 실현될 수도 있지만, 개별기술의 사용 여부나 사용 방법 및 방향에 대한 연구일 수도 있다”며 “마지막 셋째는 선도·공생하기다. 그리스도인의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바람직한 기술과의 공생을 추구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하나님 나라다. 성경이 제시하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 첨단기술사회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토론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기술과 방법론을 받아들인다 해서 그 흐름이 바뀔 것 같지 않다. 필요한 것은 성급한 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시대를 분별하고 그 안에서 성도다운 삶을 추구하는 원칙적인 지혜로 돌아가는 용기”라며 “때로는 창조의 열매로, 때로는 우상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는 첨단기술의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그런 용기와 분별력을 요구한다”고 했다.

기술신학 출간기념 컨퍼런스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 순서가 진행되고 있다. ©장지동 기자

한편, HTSN은 기술신학 분야에 지속적인 저술과 출판을 통해 기술신학의 대중적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출간 또는 출간 예정 목록에는 「생태 사물 신학: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생태신학」(2022.3.25 출판), 「흩어진 MZ세대와 접속하는 교회」(2022.3.10 출판, 중쇄 예정), 「캐서린 켈러의 생태정치신학」(예정), 「기술신학 개론서」(예정), 「기술·신학 윤리」(예정), 「기술목회 개론서」(예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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