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원장 황대우)이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소재 서울제일교회(담임 김동춘 목사)에서 제17회 신진학자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류길선 박사(총신대 교회사)가 ‘조나단 에드워즈의 칭의론에 나타난 믿음과 실천의 관계: 구속사적 관점에 집중하여’ ▲이재호 박사(네덜란드 아펠도른신학대)가 ‘언약의 일방성과 쌍방성: 칼빈의 언약 사상’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제17회 신진학자포럼
류길선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 모든 구원의 과정, 하나님의 언약적 성취의 역사

먼저, 류길선 박사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설교는 대부분 회심·믿음·거룩한 삶 등을 강조하는데, 이는 성도들이 거짓 신앙에서 벗어나 참된 믿음을 통해 구원을 얻을 뿐만 아니라, 거룩한 삶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그의 목회자적 관심을 보여준다”고 했다.

특히 “부흥이 식어갈 무렵 에드워즈는 많은 위선자들의 출현을 목격하면서 거짓 신앙과 참된 신앙의 구별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며 “「신앙의 정서」에서 에드워즈는 거짓 신앙을 경계하면서, 참된 신앙은 거룩한 성향의 활동을 동반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류 박사는 “믿음과 실천의 관계에 대한 에드워즈의 관점은 준비주의 논쟁에 연루되기도 했다”며 “준비주의란 회심을 위해 인간편에서의 준비적 단계로서 겸손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에드워즈는 준비교리가 칼빈 및 청교도 선조들과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개혁주의 입장에서 칼빈과 개혁파 정통, 특히 청교도의 신학 위에 서 있다고 강조한다”고 했다.

이어 “에드워즈를 포용 구원론자나 준비주의자로 오인하는 것은 믿음과 실천의 관계에 대한 에드워즈의 관점을 매우 비좁게 이해하기 때문”이라며 “표면적으로 보면 선행의 중요성에 대한 에드워즈의 강조와 언어 표현은 로마 가톨릭의 것과 유사해 보인다. 에드워즈는 칭의의 원인에 대해서 말하기 보다 칭의의 조건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참된 신앙은 사랑의 행위를 통해 드러난다고 설교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믿음과 행위에 대한 강조에는 거짓 신앙에 대한 에드워즈의 경계 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며 “에드워즈는 1723년의 초기 「신학묵상집」에서 행위를 강조하는 아르미니우스주의와 신율법주의에 반대하여 은혜언약의 조건은 신자의 믿음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1731년에 은혜언약에 관해 쓴 「신학묵상집」에서 에드워즈는 보편적이며 인내하는 순종은 성경에서 우리에 의해 추구되고 노력되어져야 할 것으로 제시되는데, 우리 구원의 조건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만큼이나 필연적인 것으로 제시된다고 하며 행위의 중요성을 지적했다”고 했다.

또한 “구속사에 대한 관심이 발전함에 따라 에드워즈는 믿음과 실천의 관계의 불가분성을 더욱 강조하게 된다”며 “에드워즈는 언약신학의 중심에 흐르고 있는 구속사 개념을 통해, 하나님의 전폭적인 은혜를 강조하고, 그에 따른 그리스도인들의 신실한 반응을 요구했다”고 했다.

류 박사는 “에드워즈의 칭의론에서 믿음과 실천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에드워즈를 둘러싼 오해들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며 “믿음과 행함을 강조하는 에드워즈는 성향구원론을 지지하는가. 행위에 대한 강조는 준비주의와 같은 공로주의를 표방하는가. 믿음과 성향에 대한 에드워즈의 관점과 의도는 참된 신앙의 정서에 연관된 성향이 성령의 초자연적이며 지속적인 교통의 영향아래에 놓여 있음을 드러낸 데 있다”고 했다.

이어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말미암는 신자의 존재론적 변화는 고유한 본성을 잃어버리거나 자질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지속적인 교통에 따른 변화이기에 에드워즈에게 성향적 혹은 포용적 구원론의 여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렇다면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들어가는 진입점인 믿음은 칭의의 조건인가 아니면 조건이 아닌가”라며 “에드워즈는 아르미니우스주의의 행위 구원론에 맞서서 믿음을 은혜언약의 관점에서 다룬다. 넓은 의미에서 은혜언약은 성부와 성자 사이에 맺어진 구속언약으로, 이때 언약의 조건은 신자의 믿음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고난과 순종”이라고 했다.

이어 “에드워즈는 한편 반율법주의의 위험을 인지하여 다시금 구속언약과 은혜언약을 구분하여 믿음을 은혜언약의 조건이라고 강조한다”며 “조건으로서의 믿음은 좁은 의미에서 은혜언약, 즉 그리스도와 신자 간의 언약에 적용되는데, 언약의 조건으로의 믿음은 그리스도에게 가까이 함과 붙어있는 것으로 제시된다”고 했다.

류 박사는 “에드워즈의 칭의론은 시간이 지나면서 구속사의 관점에서 이해된다”며 “에드워즈는 구속사라는 연속 강해 설교를 통해 구속사란 다름 아닌 하나님이 언약을 성취하는 활동 속에 나타난 자비와 신실하심을 드러낸 데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아울러 “에드워즈의 칭의론에 나타나는 믿음과 실천의 관계를 단순히 인간의 믿음이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서 국한시키지 않는다”며 “오히려 그는 구속사적 관점에서 회심·믿음·칭의·실천 등 모든 구원의 과정을 하나님의 자비롭고 신실한 하나님의 언약적 성취의 역사로 본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구속 사역의 은혜를 높이는 동시에, 은혜에 합당한 열매로서의 믿음과 실천을 촉구한다”고 했다.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제17회 신진학자포럼
이재호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 칼빈의 언약 사상, 언약적 관계 안에서 하나님과 인간 쌍방적으로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신실함 유지

이어 두 번째 발제한 이재호 박사는 “언약의 일방성과 쌍방성 문제는 복잡하고 논쟁적인 주제다. 논쟁을 촉발하는 요소는 사실 언약 개념 자체 안에 내재되어 있다”며 “루터와 멜란히톤의 경우 언약 개념 가운데 일방적 측면으로 강조하는 ‘프로미시오’(Promissio) 개념에 근거해 언약 사상을 발전시킨다. 그래서 루터는 ‘그리스도의 언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멜란히톤은 ‘복음’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하나님의 약속으로서 언약을 기술한다”고 했다.

이 박사는 “츠빙글리와 불링거의 경우 언약 개념 가운데 쌍방적 측면을 강조하는 ‘포에두스’(foedus) 개념에 근거해 언약 사상을 발전시킨다. 불링거는 언약 개념 안에 프로미시오 개념과 포에두스 개념이 모두 포함되어 있음을 지적하면서 자신은 포에두스 개념을 중심으로 자신의 언약론을 전개하겠다고 분명히 밝힌다”며 “그래서 츠빙글리와 불링거에게 언약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언약적 관계가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칼빈의 경우 2세대 종교개혁자로서 루터와 멜란히톤에게 특징적인 프로미시오 개념과 츠빙글리와 불링거에게 특징적인 포에두스 개념을 모두 포괄적으로 제시한다”며 “칼빈은 언약의 일방적 특징을 나타내는 약속으로서 언약과 언약의 쌍방적 특징을 나타내는 관계로서의 언약을 종합적으로 자신의 언약 사상 안에 담아내고 있다”고 했다.

또 “웨인 베이커가 주장하는 것처럼 칼빈이 이중 예정론을 가르치기 때문에 일방적 언약론을 가르친다고 설명하는 것은 칼빈의 언약 사상을 올바르게 평가한 것이 아니”라며 “칼빈에게 언약적 관계는 불링거와 마찬가지로 언약의 본질이며 그래서 언약은 근본적으로 쌍방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칼빈의 언약 개념이 쌍방적일 뿐 아니라 조건적이라는 학자들의 주장에도 문제는 존재한다. 단지 ‘콘디치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불링거의 언약 개념이 조건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불링거의 언약 사상 전체를 살펴보고 조건적인 언약론이 불링거의 신학 안에서 가능한지 따져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칼빈의 경우도 언약의 쌍방성이 아니라 언약의 조건성에 대한 인정으로까지 나아가는 학자들의 주장은 주의해야 할 대목”이라며 “칼빈은 인간이 조건부로 언약에 참여한다고 결코 말하지 않는다. 칼빈에게 있어 언약의 체결은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하다. 이를 위해 삼위일체 하나님은 함께 일하신다”고 했다.

아울러 “인간의 언약 안에서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 것은 어떤 조건을 충족시키는 행위가 전제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에서 비롯된 언약적 관계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이 언약적 관계 안에서 하나님과 인간은 모두 조건적으로가 아니라 쌍방적으로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실함을 유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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