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한림원 제4차 학술대회
한국기독교한림원 제4차 학술대회가 17일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에서 개최됐다. ©장지동 기자

한국기독교한림원(이사장 조용목 목사, 원장 정상운 박사, 이하 한림원)이 17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소재 은혜와진리교회(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한국기독교와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주제로 제4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이광희 교수(평택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 교수)의 기도, 정상운 원장의 개회사 및 신입회원 소개, 조용목 목사의 위촉장 수여 및 축하패 전달, 최대해 총장(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 대신대 총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한국기독교한림원 제4차 학술대회
황덕형 박사(서울신학대학교 총장, 한국복음주의신학대학협의회 회장, 한국기독교학회 회장)가 한국기독교한림원 신입회원으로 소개 되었고, 조용목 목사가 황덕형 박사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장지동 기자

발표 순서에선 △박응규 교수(본원 총무, 아신대 교수 ,개혁신학회 회장)가 ‘개항 이후 초기 한미관계와 선교사의 역할: 알렌과 헐버트를 중심으로’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명예교수,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가 ‘이승만의 반공포로 석방, 대립인가? 묵인인가?’ △이은선 교수(안양대 명예교수, 전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 회장)가 ‘1970년대 한미 갈등과 기독교’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알렌과 헐버트의 선교사역, 한미관계 발전시켜

먼저, 박응규 교수는 “금년은 6.25 전쟁이 정전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특히 재한 미국 선교사 중에서 호레이스 알렌(Horace N. Allen, 1858~1932)과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1863~1949)는 모든 선교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 말기와 대한제국과 일제 강점기에 한미관계와 한국에서의 선교 기반과 방향을 설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어 “알렌은 심혈을 기울여 민영익을 치료함으로 고종과 명성황후의 후원에 힘입어 설립한 제중원이야말로 한국 최초의 근대 의료기관이며 또한 교육기관이었고, 선교부와 한국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관민 합작의 기관으로 만들었다”며 “아직도 선교를 금지하고 있었던 시기에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선교를 시행할 수 있는 선교의 터를 조성했다는 면에서 그의 공로는 매우 지대하다”고 했다.

또한 “왕실과 조선 정부의 관리들에게 기독교와 미국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를 주어 향후의 선교와 한미관계의 우호적인 발전에 토대를 조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후에는 외교관으로 변신하여 한국의 자주외교를 노력했으며, 반일적인 자세를 견지하여 서기관으로 그리고 공사로서 자기의 직무에 충실함으로 한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헌신의 정신을 유지하였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한림원 제4차 학술대회
학술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왼쪽부터 이광희 교수, 박응규 교수, 박명수 교수, 이은선 교수, 이상규 교수) ©장지동 기자

박 교수는 “헐버트도 외국인으로서 평생을 한국을 위해 헌신했다. 그는 23세에 조선 황제 고종으로부터 영어 교사로 초빙되어 한국에 왔고, 한글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며 “1905년 고종의 비밀특사로 워싱턴을 방문해 일본의 보호국화가 강제된 것임을 알렸고, 1907년 제2차 헤이그 평화회의에 가서 한국의 국권회복운동을 벌였다. 그리고 1919년 파리강화회의에 가서 한국의 독립운동을 벌였다”고 했다.

아울러 “알렌과 헐버트는 선교사역의 초기에 개척자로서 한국에서의 선교의 문을 여는 데에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며, 개항 이후 초기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고 미국의 이미지를 우호적으로 만들고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고, 한국이 자주권과 독립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며 “이러한 토대로 한미관계가 더욱 발전하고 대한민국을 건국할 뿐만 아니라 세계 속의 한국으로 나아가는 데에 초석을 닦는 중요한 과업을 어려운 시기에 수행한 공헌을 우리는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 반공포로 석방사건의 두 가지 측면

이어 발제를 한 박명수 교수는 “반공포로 석방사건은 두 가지 측면을 가진다. 먼저, 반공포로 석방 자체 문제”라며 “미국과 이승만은 자유송환이라는 원칙을 공유하고 있었다. 미국은 이런 자유송환을 위해 적절한 시점에 반공포로 석방을 계획하고 있었고, 결국 한국정부와 협조 가운데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반공포로 석방은 미국과 이승만이 자유송환이라는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의 묵인 하에 이승만이 실행한 것으로 반공포로 석방 자체는 한미간의 갈등의 요소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둘째는 전시적전권의 문제”라며 “비록 반공포로 석방에는 미국과 한국이 같은 생각이지만, 이승만은 반공포로를 석방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갖고 있는 전시작전권을 침해했다고 미국은 주장했다”며 “미국이 심각하게 생각한 것은 이승만이 미국의 지시를 넘어 한국군을 임의대로 움직였다는 사실이며, 이것은 미국의 권위에 대한 상당한 도전이라 이해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이승만의 반공포로 석방은 한편으로 자유송환이라는 미국과의 공동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민국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며 “이승만은 반공포로 석방을 통하여 한국의 군사권 행사는 여전히 이승만에게 있으며, 따라서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주권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공산권에도 이승만 자신이 정전협정 자체를 흔들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인들에게 우리는 자유세계에 속한 국가이지만, 자신의 주권을 분명하게 행사할 수 있는 주권국가라는 점을 보여 주었다”며 “하지만 반공포로 석방과정에서 나타난 군사적 전권 문제는 반공포로 사건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 복음주의교회들의 민족복음화 활동

마지막으로 발제한 이은선 교수는 “민족복음화 운동은 전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한국교회의 민족복음화 사명과 함께 국가의 지원이 만나면서 진행되었다”며 “당시 한국 보수교회는 두 가지 측면에서 국가와 협력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하나는 박정희 정부가 10월 유신을 단행하며 강조했던 국가안보위기 속에서 반공정신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국가와 협력했다”며 “또 다른 하나는 민주화와 관련하여 진보교회들이 한국정부가 인권을 탄압하고 종교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비판하여 형성된 국제적 비판여론을 무마하는 활동이었다”고 했다.

이어 “복음주의교회들은 정부의 편의제공 속에서 대형집회를 열면서 한국교회의 성장을 도모했고, 동시에 한국에 신앙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지지하고 국제적으로 선전하는 입장에 섰다”며 “이러한 교회와 국가의 상호간의 협력 속에서 여의도의 대형전도집회가 진행됐다”고 했다.

그는 “복음주의교회들의 민족복음화 활동은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하였고, 한미관계·갈등관계 속에 들어갈 때는 미국교회와의 연결고리를 통해 반한 여론을 순화시키고, 반공을 강화하며, 미군철수를 막아 안보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의 보수적인 교회들이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의 역할을 거의 감당하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그와 함께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면서 앞으로 한미동맹체제를 견고히 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발전시키는 가운데 평화로운 남북통일을 이루고, 민족복음화와 세계복음화의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학술대회는 이상규 교수(백석대 석좌교수, 전 개혁신학회 회장)의 종합논평, 질의응답, 오덕교 총장(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총장)의 폐회기도 순서로 모두 마쳤다.

한국기독교한림원 제4차 학술대회
한국기독교한림원 제4차 학술대회 기념 사진. ©장지동 기자

한편, 앞서 개회예배는 임성택 전 강서대 총장의 사회로, 목창균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의 기도, 안명준 교수(평택대 명예교수)의 성경봉독, 김민성 교수(한일장신대)의 ‘담대하라’ 특별찬양, 정상운 원장의 설교, 합심기도, 대표기도, 조용목 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대표기도 순서에서는 ▲이동주 박사(전 아신대 교수)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길원평 교수(한동대 석좌교수)가 ‘한국교회와 동성애 확산 저지를 위해’ ▲이억주 박사(전 칼빈대 교수)가 ‘한국기독교한림원과 은혜와진리교회를 위해’라는 제목으로 각각 기도했다.

한국기독교한림원 제4차 학술대회
정상운 원장. ©장지동 기자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막 8:14~21)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정상운 원장은 “오늘 본문이 주는 깨달음은 떡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떡은 떡일 뿐 예수님을 바라볼 것을 말한다”며 “눈에 보이는 대로 세상의 셈법에만 매여 살지 말고,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삶의 시선의 전환, 의식의 전환을 말한다”고 했다.

아울러 “성경은 이성의 판단을 넘어 신앙의 초합리성을 말한다. 보이는 현상을 넘어 눈을 들어 주를 바라보고, 믿음과 말씀으로 살아가는 특성을 보여준다”며 “믿음으로 살 때, 결코 망하지 않는다. 주님 한 분 만을 바라며, 믿음의 셈법대로 승리하는 모두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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