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한림원
한국기독교한림원이 25일 오후 경기도 안양 은혜와진리교회에서 ‘WCC(세계교회협의회) 제11차 총회,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2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한림원(이사장 조용목 목사, 원장 정상운 박사)이 25일 오후 경기도 안양 은혜와진리교회에서 ‘WCC(세계교회협의회) 제11차 총회,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2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독일 카를스루에(Karlsruhe)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은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끈다’(Christ’s love moves the world to reconciliation and unity)라는 주제로 열렸던 WCC 제11차 총회를 복음주의적 입장에서 분석·비평한 자리였다.

“WCC, 종교다원주의 노선 지향”

한국기독교한림원 원장 정상운 박사(전 성결대 총장, 대학총장포럼 회장, 한국신학회 회장)는 개회사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상대적이고 다원적인 정신에 지배를 받고 있다”며 “종교다원주의자들은 모든 종교는 서로 길은 달라도 같은 산을 오른다며 기독교만이 아닌 타종교에도 구원의 가능성이 있음을 말한다”고 했다.

정 박사는 WCC에 대해 “종교다원주의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며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구원에 있어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11차 총회에서도 반복되며 강조되는 그들의 일관된 행적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왜냐하면 한국교회가 성경적 복음주의에서 이탈해 본연의 사명을 저버리지 않도록 바르게 이끌어야 할 시대적 사명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발표는 박응규 교수(아신대)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이은선 교수(안양대), 이동주 박사(전 아신대 교수, 바이어하우스학회 회장), 이승구 교수(합동신대)가 했다.

“인간 구원 복음선포 필요성, 거의 언급되지 않아”

한국기독교한림원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박응규 교수(좌장), 이은선 교수, 이동주 박사, 이승구 교수, 이상규 교수(종합논평) ©김진영 기자

먼저 ‘WCC 제11차 총회 주제에 대한 복음주의 시각에서의 분석과 비판’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은선 교수는 “WCC 제11차 총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교회와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끌어가는 측면만을 강조해 교회의 사회적인 책임을 강조하지, 교회가 복음을 전파해 사람들을 하나님과 화해시키고 그리스도와 연합하게 하여 구원을 얻는 측면은 거의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심지어 복음전도에서도 타종교와의 만남과 환대를 위해 우리의 신앙고백과 한계선을 초월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며 “그러므로 이러한 측면에서 WCC의 종교다원주의적인 경향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WCC 총회에서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향해 역사하는 보편적인 측면이 중심을 이루고 있고, 죄인인 인간이 구원받아야 할 필요성과 인간 구원을 위한 교회의 복음선포의 필요성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우상 개념, WCC 선교신학에서 오래전에 사라져”

이어 ‘WCC 제11차 카를스루에 총회의 선교신학 비평’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동주 박사는 “WCC 선교신학은 믿음으로 말미암는 개인 구원과 회심과 개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며 “그 대신 세상적 삶과 온 우주적인 화해와 현재적 구원과 평화를 최우선으로 중요시한다. 이번 카를스루에 총회에서 그들은 소위 이렇게 일치된 WCC라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잧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 박사는 “WCC의 이러한 역사관에 개종 선교는 설 자리가 없다”며 “WCC의 반개종주의는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와 구원을 얻는 개종을 요구하지 않는다. WCC 선교신학에서 우상의 개념은 오래전에 사라졌기 때문에, 개종의 필요성도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했다.

이 박사는 “WCC가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선교 명령을 기억하고 잃은 영혼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영혼 사랑의 마음을 회복하기 바라며, 우상숭배에 대한 성경적인 개념을 재발견하기를 열망한다”며 “십계명 중 첫 두 계명을 주시며 하나님이 우리의 찬양과 경배를 우상과 함께 나누지 않는다는 엄중한 명령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성부, 성자, 성령 이름 동원하는 듯한 인상”

마지막으로 ‘WCC 제11차 총회에 대한 신학적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승구 교수는 “(WCC 제11차 총회) 곳곳에 기독교적인 언사들이 나타나고, 예배를 하고 기도회를 하는 종교적 레토릭이 나타나고 있으나, 결국 이 세상의 문제를 우리들의 힘으로 해결하자는 것에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을 동원하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 세상에 있는 여러 문제들에 한 명확한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 분들이 제시하는 것이 과연 기독교적인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들은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종교적 레토릭을 제거하면 이 세상의 다른 세력과 다른 기관들이 제시하는 동원(mobilization) 메시지와 과연 무엇이 다른가 하는 강한 질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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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학술대회 주요 순서자 및 발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후 이날 세 번의 발표를 종합해 논평한 이상규 교수(백석대 석좌, 전 고신대 교수)는 “WCC 제11회 총회는 이전에 WCC가 지향해 왔던 신학을 견지하되, 신앙고백적 일치보다는 외형적 연합을 중시하고, 우리가 처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표명하고 그것을 교회의 사명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결국 복음의 절대성이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포기함으로써 종교다원주의 혹은 종교혼합적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편, 발표에 앞서 드린 예배에선 목창균 전 서울신대 총장이 기도했고, 최대해 대신대 총장(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이 설교, 한국기독교한림원 이사장 조용목 목사(은혜와진리교회 담임)가 축도했다.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한국 석학들의 모임인 한국기독교한림원(韓國基督敎翰林院)은 올해 2월 8일 발족한 단체다. “복음주의 신학과 신앙에 기초해 한국교회의 건실한 발전을 도모하고 이 시대 기독교 가치의 실현을 통해 한국 교회와 사회를 계도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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