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훈 목사
발안예향교회 전재훈 목사. ©유튜브 영상 캡처

전재훈 목사(발안예향교회)가 18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설교의 허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 목사는 “설교에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며 “기록된 성경, 설교하는 목사, 그리고 설교를 듣는 회중”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성경은 하나님을 경험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기록한 책”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성경은 하나님이 직접 쓰신 책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은 인간 경험 너머에 계신 분이다. 성경 기록자들은 하나님을 경험하되 말을 할 수 있을 만큼만 경험한 것이다. 이런 경험은 하나님에 대한 단편적 경험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을 경험한 다양한 사람들의 기록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백문이불여일견’이다. 본 것을 백 번 들어도 그 사람의 경험을 온전히 알아듣지 못한다”며 “말은 뜻과 톤과 의도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 가지를 정확히 들어야 말을 그나마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안 그러면 자칫 야단치는 말을 칭찬하는 말로 오해하게 된다”고 했다.

더불어 “성경은 아쉽게도 녹음된 책이 아니라 기록된 책”이라며 “우리는 톤과 의도가 사라진 뜻만 있는 글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경험을 글을 통해 바르게 전달받기가 매우 어렵다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설교는 목사가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를 기준으로 볼 때, 나는 원어의 의미를 모른다. 원어가 쓰이던 당시의 문화나 생각, 가치관, 역사관, 세계관, 이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이라며 “같은 말도 어느 문화권에서 쓰이느냐에 따라 뜻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성경을 기록한 저자들과 다른 인식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배경 지식이 다르고 이해하는 방법도 다르다. 더군다나 20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지구 반대편에 살아가고 있다”며 “우기와 건기를 살던 사람들과 사계절을 사는 사람의 생각이 비슷할 수 없다. 저녁이 되니 새 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쓴 책을 아침이 되니 새 날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성경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전재훈 목사는 “설교는 회중에게 하는 행위다. 회중의 듣기 실력에 따라 설교는 얼마든지 오해와 곡해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며 “더욱이 회중의 태도에 따라 설교의 전달 능력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설교 시간에 수면 보충하는 사람들, 빨리 끝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 그저 재밌기를 원하는 사람들, 이들이 회중이라면 설교는 그 능력을 상실하고 만다”고 했다.

이어 “회중의 상태도 문제가 된다. 지식수준의 차이, 나이의 차이, 경험의 차이, 생활수준의 차이, 학력의 차이가 매우 큰 집단”이라며 “예수님으로부터 엄청난 시간의, 공간의, 역사의, 능력의 갭을 가진 내가 원어 성경도 아니고 한글 성경 개역개정 4판을 가지고 다양한 욕구와 스팩을 가진 회중에게 행하는 이야기가 설교인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인간인 목사가 인간이 기록하고 베껴 쓰고 번역하고 개정한 성경을 가지고 인간들에게 행한 설교에 그 어떤 은혜나 믿음을 기대한다면 그건 죄악”이라며 “은혜나 믿음은 사람의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에 있지 않다. 설교자의 수고나 학력이나 권위는 배설물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울러 “설교를 통해 성도의 변화를 기대한다면 교만이다. 누가 만약 내 설교에 은혜를 받거나 믿음이 생기거나 하나님을 좀 더 알게 된다면 그건 둘 중 하나”라며 “왜곡된 은혜나 믿음일 가능성이 가장 크고, 참 하나님으로부터 더 멀어진 것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기적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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