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성 박사
양기성 박사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신학계 일부에서는 유신진화론을 주장하여 복음주의 신학계와 논쟁을 벌이는 일이 있었다. 이러한 주장은 경기도 부천의 모 신학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한 교수에 의해 본격적으로 강조하게 되었다. 지금도 이러한 논란은 해당 학교와 교단은 물론, 그 범위를 넘어 타 교단 학자들까지 가세하여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의 신학은 대부분 복음주의 신학 노선을 취하여 오고 있는 입장인데, 창조론에서 정통 복음주의 신학 노선과 다르게 유신진화론을 주장하여 큰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논란의 발단인 유신진화론은 창세기의 창조론 일부를 부정하고, 인간사고에서 나온 진화론 학설을 도입하여 창조를 이해한다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유신진화론이란 하나님의 창조는 진화적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것이라 하고, 그 과정은 지금도 진행형으로 하나님의 창조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성경의 하나님의 창조론 위에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1809-1882)의 원숭이가 인간의 조상이라는 설을 가미하여 말하고 있는 것으로서 대체적으로 그러한 논리를 유신진화론이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이해하던 하나님의 창조론 위에 진화론을 덧입힌 것이 유신진화론인 것으로서 과정신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보면 인간은 유인원적 원숭이가 진화되어 오늘의 인간모습 형태를 갖추었다 주장한다. 약 7만 여년 전, 어떤 생물화학적 변이에 의해 원숭이가 존재하게 되었고, 그 원숭이는 인간 비슷한 모습으로 변모, 시간을 거쳐 그 유인원이 오늘날 인간모습으로 체형화 되었다는 주장이다. 그 과정, 즉 변이와 변화는 하나님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그런 과정을 통해 완전한 인간 모습으로 하나님은 창조하셨다는 말이다. 이런 다윈의 진화론은 성경의 정통 기독교 교리에 도전하는 것으로서, 문예혁명 이후 최고의 적그리스도로 나타난 일이라 할 수 있다. 다윈의 주장 이후, 세계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인간의 기원에 대해 말할 때 다윈의 학설을 근간으로 하여 가르쳤고, 이는 곧 과학, 자연학, 생물학, 사회학 텍스트로 자리잡게 되어 지금까지 내려 오고 있다. 철저한 진화론적 상황에서 교육을 실시하여 오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권위 있는 리서치 기관에서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진화론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진화론을 그대로 믿는 비율은 20% 조금 넘는다는 보고가 있다. 반면, 하나님의 인간창조를 믿는 비율은 4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무리 진화론 교육을 받았어도 믿지 않는 것이고,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인간의 존엄성, 권리, 모든 것이 동물의 DNA(세포조직)에서 변화, 발전하여 존재케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연구는 그렇다고 또한 창조론을 100% 믿지 않는다는 것도 동시에 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화론과 유사하게 인간의 기원에 대해 말하며 나온 것이 유신진화론이다. 진화론은 안 믿고, 창조론도 확신하기 어려운 인지적 처지에서 나온 것이 유신진화론인 것이다. 그런 유신진화론에 대한 관심과 믿음은 이것 역시 거의 40%나 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 그룹으로 부터 탈출구 역할의 논리를 말한 것이다. 얼핏보면, 그 유신진화론이 이론적으로 타당해 보이기 때문이다. 학문의 자유화로 인해 연구 분야나 내용에 경계선이 없어졌다. 그로 인해 학문 연구의 세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논리들이 항상 대두된다. 유신진화론도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오고 활성화 되어져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진화론은 골동품 처럼되었고, 그것을 재생시켜 나온 것이 유신진화론이다.

이런 유신진화론을 모 신학대학 교수가 학교 강의 시간에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신학교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신앙적으로 믿을 뿐만 아니라, 이를 과학, 또는 이성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교육기관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의 근간을 무시하고 자신의 의지를 내타내는 말로 가르치고 있어 창조론에 무한한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유신진화론을 주장하는 P교수는 “강의 중 의도하지 않게 유신진화론을 가르치게 되어 혼란을 야기하게 되었다”라 말했다 하는데, 그의 책이나 SNS는 의도적으로 유신진화론을 말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또, 유신진화론과 연관하여 강의하기 위해 학생들을 모집했다가 문제가 되자 다른 제목과 내용으로 바꾸기도 하였고, 이 내용을 올린 홈페이지를 삭제하기도 했다. 하나님과, 뭇 크리스챤들에게 진실하지 못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신진화론은 신학과 인간이론과의 타협일뿐이지 정론은 아니다. 성경은 창조론을 말하고 있는데, 여기에 인간감정, 느낌, 학문적 이론을 덧붙여 유신진화론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놀랄만한 것은, 이러한 P교수의 행동에 대해 그가 속한 교단의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교단의 교리와 학교의 교육목적과 건학이념에 벗어난다 하여 이단판정을 했음에도 교단 총회에서는 유신진화론을 가르치는 P교수의 교육이 잘못된 점을 알면서도 신문에 사과문을 냈다는 이유 하나로 묵인하고 말았다. 도대체 무엇하는 일인지 모를 정도다. 복음주의 신학을 근간으로 하여 세워진 교단이 비복음주의적 이단학설에 대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니 참으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여기에, 17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청교도 목회자 리차드 백스터(Richard Baxter) 의 “참 목자상”에 나오는 글을 소개하려 한다:

“목회자가 배우고 깨달아야 할 것은 얼마나 많습니까? 목회자들의 무지는 얼마나 큰 약점입니까? 우리는 목회에서 필요한 지식을 너무나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그저 설교작성을 위해서만 공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꼭 읽어야 할 책들이 많이 있고, 꼭 알아두어야 할 지식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설교 준비할 때 조차 너무나 게을러서 뻔한 진리를 담고 있는 몇 권의 책만 참조 할 뿐입니다. 사람의 마음과 양심을 파고 들만한 정말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들은 거들떠 읽지도 않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어떻게 진리를 하나도 남김없이 저들 속에 심을 수 있을 지를 배워야 합니다. 형제들이여, 경험을 통해 아시겠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없이는 사람이 결코 박식하거나 현명해 질 수 없습니다.”(생명의 말씀사, p. 176)

학문의 자유는 필요하다. 그러나, 교단 신학교의 건학이념, 설립목표, 교육정신을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교수직을 얻은 학자들이나 목사들은 아무렇게나 떠드는 자유보다 교단의 설립정신, 학풍이나 신념을 지켜가야 하는 책임이 더 큼을 알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교육하는 교과목에 마르크스사상을 가르치고 거기에 어떤 우월성이 있다고 가르치거나 설파해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학교나 직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책임을 동시에 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정의롭지 못한 자신, 또는 비굴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일반 목회자, 신학자, 나아가 크리스챤들은 무엇이 진리이고 거짓인지 분별하여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것은 자신의 옳음을 나타내고자 하는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유신진화론은 신학을 가장한 진화론이며, 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신학자가 아니라, 과학자, 또는 생물학자, 인류사회학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부름받아 복음을 외치는 자들은 단 1점 1획도 자신의 의식이나 지식을 하나님의 말씀에 첨삭해서는 안 된다. 복음 아닌 다른 복음을 가르치면 그것이 바로 이단인 것이다. “이단과의 상생”이란 사랑을 빙자한 비진리와 타협하는 영적인 전염병이다.

“그러나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우리가 전에 말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의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갈라디아서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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