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작가
황선우 작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이제는 당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났기에 자신의 생각을 더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 특히, 동성애 옹호적인 자신의 입장이 더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서울대 강연에서 그는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입학 거부’ 사태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트랜스젠더의 개념에는 수술을 받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나의 관점에서는 본인이 여성이라 생각하느냐 남성이라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한 관점이다. … 트랜스젠더가 가야 할 화장실? 자기가 가고 싶은 곳에 가면 된다.”

사실 이준석 전 대표는 정치권 입문 때부터 동성애에 대한 뒤틀린 입장을 보였다. 그는 2013년, 시사주간지 주간경향에 “[2030 vs 5060]막연한 거부감과 절박함의 대립”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자신은 분명 동성애에 대해 비판적인데 그 이유는 어떤 논리가 아닌 그저 “막연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처럼 논리 없이 동성애를 반대한다면 시간이 흘러 동성애는 개방될 수밖에 없음을 칼럼에서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독교 계열 보수주의자들이 ‘동성애가 창조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이유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 “성서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말한다.

그는 8년이 흐른 2021년이 되어 국민의힘 대표가 되고도 KBS1 라디오 <열린토론>에 출연해 “동성애는 찬반의 개념을 붙일 수 없는 사안”이라 말했다. 그의 동성애에 대한 입장은 정치권 입문 때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물론, 이준석 전 대표는 최근 출간한 책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를 통해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책 223쪽의 한 대목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언뜻 들으면 모든 영역에서 어떤 기준으로도 차별할 수 없도록 기준을 세우는 것 같지만 “타당한 이유가 있는 차별”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즉 그는 차별금지법이 가지고 있는 모순은 이해하고 있기에, 그가 동성애 반대의 자유를 막는 정치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적다. 하지만 그가 가진 동성애에 대한 생각에는 뒤틀린 게 많기에 그것을 바로잡고자 한다. 그가 2013년 <주간경향>에 기고한 칼럼 내용을 반박하며 정리한다.

동성애는 왼손잡이 같은 것?

이준석 전 대표의 2013년 칼럼에는 틀린 내용이 상당히 많다. 그는 첫 문단부터, 동성애를 왼손잡이와 비교하며 이렇게 말했다.

“필자는 동성애에 매우 비판적이다. ‘막연히’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나중에 내 자식이 동성애적인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한다. 비슷한 이유로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거나 재능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직 왼손잡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는 오른손잡이로 살아갔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이는 다름과 틀림을 구별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우선, 그는 ‘동성애적인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즉, 그는 동성애를 선천적이라 보고 있다. 이 말이 틀렸다는 건, 유전자가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의 동성애 일치 비율이 현저히 낮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는 왼손잡이 역시 해당한다. 똑같이 선천성 주장의 근거가 빈약한 동성애와 왼손잡이를 굳이 비교하며, 동성애를 반대하는 게 막연한 이유라는 건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선천적이지 않은 특성에 대해서는 반대를 충분히 할 수 있다.

필자는 왼손잡이를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오른손잡이와 다를 뿐인 특성이라 생각한다. 왼손잡이를 틀렸다 하는 조선시대의 논리에 동의하지도 않을뿐더러, 왼손잡이의 사람 왼편에 앉을 때 조금 불편한 게 있다 해도 그것은 서로 문화적으로 배려하면 될 부분이기 때문이다. 반면, 동성애는 틀렸다고 생각한다. 동성애는 단순히 문화적인 것을 넘어 남성과 여성의 선천적인 성별 특성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필자의 이 평가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반대할 자유도 대한민국에서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동성애를 왼손잡이와 같이 대해야 한다고 하며 동성애에 대한 각 개인의 평가를 모호하게 하는 것은, 이준석 전 대표가 칼럼에서도 말한 민주주의의 원리에 전혀 맞지 않다. 이 오류를 갖춘 것이, 동성애 반대를 법적으로 제재하는 ‘차별금지법’이다. 이 전 대표가 차별금지법을 이해한다면 이런 입장을 더 이상 반복해선 안 된다.

동성애 반대, ‘논리’가 없다?

이준석 전 대표는 2013년 칼럼에서 이렇게 말한다. “적어도 동성애라는 것이 창조질서를 무너뜨린다는 기독교 계열 보수주의자들의 주장보다는 조금 더 나를 납득시킬 만한 주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과거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이 노예해방이나, 여성 참정권, 흑백인종간 결혼 등을 막으려고 할 때 부르짖었던 가치가 창조질서라는 그 애매모호한 개념이었다.” 이에 더하여 “민주주의 하에서 충분한 다수의 행복 추구의 갈망을 막아내기에는 성서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창조질서라는 개념만으로는 부족했다.”라 말한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창조질서’를 말하며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는 걸 성서의 자의적인 해석이라 말하는데, 이것부터 틀린 말이다. 노예해방, 여성 참정권, 흑백인종간 결혼 등을 막겠다고 “창조질서”를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것이 창조질서에도 맞지 않음을 지적해야 한다. 그런데 2013년의 그처럼, 창조질서라는 개념 자체를 자의적으로 해석된 것이라 말하는 걸 보면 매우 우려된다.

물론, 이준석 전 대표는 기독교인들의 ‘성경에 이렇게 써 있다’ 식의 주장 외에 다른 주장을 듣고 싶어하는 이성적 갈망이 있었다고 보여 비난은 하고 싶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논리적인 주장을 귀담아들었으면 한다. 동성애에 대한 과학적, 의학적, 심리적, 철학적 자료를 연구해온 전문가들이 대한민국에 충분히 많이 있으니, 그들의 논리를 절대 무시하지 않기를 바란다.

어떤 주장에 대해 하나로 딱 자르고, 차별금지법처럼 한 주장을 법적으로 제재하고, 그런 것은 이준석에게 기대를 건 이들의 마음이 아니다. 양쪽의 주장을 잘 듣고 국민들에게 이로운 정책을 추진해나가며 대한민국을 대한민국답게 바로 세우는 교체, 편법 쓰지 않고 사람을 잘 키워나가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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